항목 ID | GC0150117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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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民謠 |
영어의미역 | Traditional Folk Song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경상북도 울릉군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김기호 |
[정의]
경상북도 울릉군에서 오래 전부터 민중 사이에서 전해 내려오는 노래.
[개설]
민요는 작사자나 작곡자가 따로 없이 민중 사이에서 구전되어 전해 오는 노래이다. 민중들의 일상적인 삶에서 만들어져 불리기 때문에 전문적으로 노래를 배우지 않아도 쉽게 참여하고 향유할 수 있다. 그만큼 악곡이나 박자, 사설이 복잡하거나 어렵지 않아서 특별한 기교나 재주가 없어도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생활 음악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단순히 민중의 생활을 노래하는 차원을 넘어서 노동과 불가분의 관계이기 때문에 본질적으로 생산적인 노래라는 특징을 갖는다.
[특징]
울릉 지역에서 현재까지 채록된 민요는 총 134편으로, 전반적 특징을 보면 본토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일반적으로 본토와 교접이 원활치 않은 섬 고유의 민요, 특히 바다를 노래한 민요가 많을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으나 현재 전해 오는 민요 중에 울릉 지역에서 만들어진 민요나 바다와 관련하여 불리는 노래들은 찾아보기 어렵다.
울릉 지역의 민요가 보이는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울릉 지역의 고유 민요가 거의 없다. 둘째, 섬이면서 바다와 관련한 어업노동요가 없다. 셋째, 울릉 지역에서 불리는 민요는 대부분 본토에서 들어온 것이다. 넷째, 본토의 민요라 하더라도 섬 생활과 관련성이 있는 노래들만 전승되고 있다. 다섯째 구비 전승자가 대개 여성이다.
[종류]
1. 노동요
노동요는 의식주와 관련하여 행하는 노동의 수고를 덜고 노동의 효율을 높이기 위하여 부르는 노래이다. 울릉 지역에서 불리는 노동요는 「베틀 노래」나 「삼삼기 노래」 등 몇 편 되지 않은데, 이는 그나마 울릉 지역에서 베를 많이 짰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런가 하면 농업 노동요는 거의 발견되지 않아서, 동래 지방의 노래와 유사한 「모심기 노래」가 한 편 전할 뿐이다.
이는 초기 이주민의 대부분이 농업에 종사한 사람들이었으나 울릉 지역의 지형이 험준하여 비탈진 경사지에 밭을 일구어 잡곡을 심을 뿐이고, 논이라고는 골짜기에 약간 있을 정도라 농업노동요가 발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어업과 관련된 노동요는 한 편도 없는데, 이 역시 개척 입주민의 대부분이 어업보다는 농업에 종사한 사람들이었기 때문인 듯하다.
2. 의식요
의식요는 종교적 의식이나 제사 의식 등에서 주로 불리는 민요를 말한다. 울릉 지역에서 불리는 의식요는 「지신밟기요」와 「살풀이요」 두 편이다. 「지신밟기요」는 정월 보름에서 시작하여 2월까지 성행하는 지신밟기와 새로 집을 지어 입주할 때, 5월 모심기 이후에 하는 지신밟기 등에서 재앙을 막고 복록을 기원하기 위해 불리는 노래이다. 「살풀이요」는 음식을 차려 놓고 하는 일종의 푸닥거리인데, 울릉 지역에서 불리는 「살풀이요」는 농사 짓는 사설이 들어 있다는 점에서 본토의 「살풀이요」와 구별된다.
3. 여탄요(女歎謠)
여탄요는 여성들이 삶의 질곡 속에서 응어리진 마음을 사설로 풀어내는 노래로, 울릉 지역에서 불리는 민요 중에는 「첩요」와 「팔자요」가 이 범주에 속한다. 도동리에 사는 김필선[51]이 구술한 「첩요」는 남편에 대한 원망과 첩에 대한 시샘 등은 보이지 않고, 다만 첩의 집에 가는 남편을 말리는 내용으로 되어 있어 육지의 「첩요」와는 다른 면을 보인다.
「팔자요」는 인생길에서 맞이하는 기막힌 팔자를 사설로 풀어 놓은 노래로, 일찍 부모를 잃은 한 여성이 결혼을 하였으나 열여덟 살에 남편마저 사별하고 마는 기막힌 청상과부 「팔자요」와, 먼저 간 영감을 그리워하며 남편의 죽음을 슬퍼하는 할머니 「팔자요」가 있어 대조적이다.
4. 시집살이요
시집 간 여자가 시집 생활에서 겪는 생각과 감정을 표현한 시집살이요는, 전문적인 소리꾼을 위한 것이 아니라 여성이면 누구나 부를 수 있는 보편적 민요로 부요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울릉 지역에서 불리는 시집살이요는 「사촌형요」, 「전친정요」, 「부모부음요」 등이다. 어린 동생의 물음에 시집살이 무섭다고 대답하는 형식의 「사촌형요」는 내용과 형식 면에서 본토와 동일한 계통성을 보이고 있다.
「전친정요」는 시집살이하는 딸의 편지를 받아 본 친정 부모와 올케의 행동을 재미있게 엮어 놓은 것이다. 삼복 더위에 지심밭을 매다가 친정 모친의 부고를 받은 딸을 마음을 노래한 「부모부음요」에는 가난하고 고된 시집살이와 딸의 효심 등이 잘 나타나 있다.「부모부음요」는 특히 함안 지방 민요와 비슷하여, 울릉 지역 민요의 유입 경로를 추정하는 연구 자료로서 가치가 크다.
5. 생활요
울릉 지역에서 생활요로 분류할 수 있는 민요는 도동리의 신분이[61, 여]가 노래한 「낭갑사치마」와 사동리 정봉진[50, 여]이 노래한 「물맹주솟곳」 등이다. 「낭갑사치마」는 옷이라고는 고작해야 삼베 정도뿐인 여자에게 천만뜻밖에 낭갑사치마가 생겨 이를 입었다 벗었다 하는 소박한 마음을 나타내고 있다. 「물맹주솟곳」은 여성들의 소박한 마음씨와 행동을 한 폭의 그림처럼 풀어 놓은 노래이다.
6. 애정요
울릉 지역에서 전해 오는 애정요에는 도령이 여성의 악담으로 죽음을 맞이한다는 「원정요」와 밀회를 즐기기 위해 담장을 넘다 금쾌자를 찢은 유부남의 심사를 비꼬는 「쾌자요」, 댕기를 두고 남녀가 수작을 벌이는 「댕기요」 등이 있다. 이외에도 「주머니요」, 「연밥따는처녀요」, 「원가요」, 「부정요」 등이 있는데, 특히 「댕기요」, 「쾌자요」, 「주머니요」와 함께 「연밥따는처녀요」는 일반적인 문답요라 할 수 있다.
7. 만가
상여노래라고도 하는 만가에는 상여를 메고 묘지로 가면서 부르는 노래와 매장을 하고 흙을 다지면서 부르는 노래가 있다. 울릉 지역에서는 일반적으로는 상여를 메고 묘지로 가면서 부르는 노래를 만가라고 한다. 도동리의 박수룡[65, 남]이 노래한 「상여 노래」는 본토와의 교접 흔적은 보이지 않으나, 먼저 후렴 소리를 취한 뒤 메김 소리를 받는 형식을 취하고 있어 임실 지방의 만가와 상관성을 보인다. 하지만 임실 지방의 만가가 처음에 후렴 소리를 반복하는 데 반해 울릉 지역 만가는 후렴 소리를 반복하지 않는다는 특징을 보인다.
8. 타령요
울릉도에서 전해 오는 타령요에는 「각설이타령」과 「담바구타령」, 「화투타령」, 「동그랑땡」, 「 노코콘다요」 등이 있다. 「각설이타령」은 사설에 해학성이 풍부하고 멜로디가 경쾌하여 걸인 창자들의 신세가 비참하게만 느껴지지 않는다. 「담바구타령」은 담배를 재배할 때와 건조할 때 주로 부르는 담배 노래이다.
「화투타령」은 솔에서 비까지 열두 가지 화투를 가지고 각 장에 그려져 있는 그림과 그 달에 맞도록 사설을 붙여 부른 노래이고, 「동그랑땡」은 동물과 곤충 등의 특징을 비유해서 부른 노래로 사설 자체가 흥미롭고 후렴이 경쾌하다. 「노코콘다요」는 경쾌한 리듬과 약간 빠른 듯한 템포, 특이한 후렴이 돋보이는 노래이다.
[의의와 평가]
울릉 지역에서 불리는 민요는 육지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섬이라는 지리적 환경과 어업이란 생활 경제 토대를 반영하기보다 경상북도 일대와 함안, 예산, 부여 등지에서 불리는 민요와의 친연성을 보다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말하자면 울릉도만의 고유 민요가 드물다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울릉도에서 전승되는 민요는 섬생활에 적응될 수 있는 것들이 주로 전해지고 있는데, 이는 민요가 울릉군민들의 삶 속에서 즐거움과 괴로움을 반영하는 문예적 매체로서 그 역할을 해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사적으로도 보더라도 울릉 지역 민요는 연구 가치가 높다. 왜냐하면 현재 전승되는 울릉 지역 민요가 본토의 민요와 강하게 친연성을 갖는다 하더라도 120여 년 넘게 고립된 상태에서 독자적으로 불렸기 때문이다. 본토 민요와 울릉 지역에서 불리는 민요 사이의 비교 고찰은 민요의 교접과 혼합, 변형 등의 과정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