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22D0203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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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 경상남도 창원시 의창구 대산면 모산리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황은실 |
1980년대 초반 모산마을 농가에서는 비닐하우스로 수박을 재배하면서 큰 소득을 올리게 되었다. 이에 다른 작물을 재배하는 농가들도 수박으로 작목을 바꾸어 농사를 지었다. 그 당시 많은 농가에서 수박을 재배하였지만 재배 기술이 없는 농가들은 큰 어려움을 겪었다. 수박 품종을 고르는 것부터 장비를 구입하는 것까지, 자칫 잘못하면 수박농사를 망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선 수박농사를 지었던 사람들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게 된 것이다.
그러던 중 1988년 북모산마을에 수박작목반이 설립되었다.
작목반은 회원 간의 재배법 등 정보를 공유하여 시행착오를 줄어나가는 등의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또한 수박 재배에 들어가는 비닐이나 파이프 등의 농자재뿐만 아니라 씨앗, 모종을 공동으로 구입해 지출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더 나아가 작목반에서 주관하여 판매도 공동으로 하였다. 그러나 1990년대부터 씨앗과 모종을 공동으로 구입하지 않게 되었다. 그러한 까닭은 균이 있는 씨앗이나 모종을 공동으로 구입하게 되면 마을 전체의 농가가 수박농사를 망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개별 농가마다 수박의 품질이 달라 판매 또한 공동으로 하지 않게 되었다.
현재 북모산수박작목반은 농자재에 한에서만 공동 구입을 하고 있다. 특히 농자재 중 비닐은 그 가격이 비닐대리점마다 달라 신중히 선택한다. 마을을 찾아오는 대리점마다 비닐 가격을 제시하게 하여 상호간 경쟁을 시키는데, 북모산수박작목반에서 최저 가격을 제시하는 대리점을 낙찰하면 모든 회원들은 그 대리점에서 비닐을 구입하여 사용하는 것이다.
북모산수박작목반은 1년에 한 번 7월 말경에 정기총회를 열어 회원 간의 단합을 도모한다. 이 날에는 임원 선출뿐만 아니라 수박농사에 관한 유용한 정보를 교류하기도 한다. 작목반의 조직은 회장(1인)과 총무(1인), 조장(6인), 감사(2인)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 조장 6인은 마을의 반장들이 맡고 있을 정도로 북모산수박작목반은 마을에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북모산수박작목반은 회비를 거두지 않는다. 비닐하우스 재배가 끝나면 폐비닐이 남는데, 이 폐비닐을 재활용센터에 판매하여 작목반의 기금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폐비닐과 관련하여 북모산마을 이장인 김형두(49세) 씨가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작년까지만 해도 폐비닐 가격이 워낙 비싸다 보니 일반 업자들이 논이나 집하장에 모아 둔 폐비닐을 가져가는 일이 비일비재했습니다. 또한 훔쳐가는 일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올해 우리는 출하 시기에 맞춰 야간경비를 서기로 했습니다. 농사짓는 회원 중 다수가 나이 많은 분이여서 야간경비에 어려움이 많아 청년회 회원들이 마을을 순찰하게 되었습니다.”
북모산수박작목반이 설립된 지 올해로 20여 년이 되어간다. 그때 그 시절 수박을 재배했던 사람들은 노인이 되어 지금은 수박농사를 짓지 못한다. 그러나 그들이 만든 작목반은 모산마을의 많은 농가에서 수박을 재배하게 만들었고, 또한 많은 사람들이 수박농사로 인해 가난을 벗어나게 되었다. 모산마을이 수박농사로 부농의 꿈을 이룬 데는 북모산수박작목반의 공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정보제공자]
송홍재(남, 1955년생, 북모산마을 거주, 북모산수박작목반 반장)
김형두(남, 1960년생, 북모산마을 거주, 북모산마을 이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