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22A0101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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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 경상남도 창원시 성산구 귀산동 석교리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정정헌 |
석교마을에서 생산되는 농산물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키위라 부르는 참다래이다. 예전부터 석교마을을 포함한 귀산동 지역은 맛좋은 구실포도[일명 귀산포도]로 이름을 날린 곳인데, 이제는 질 좋고 맛 좋은 참다래가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귀산동에서는 예전에 ‘대라’로 불린 조그만 구슬처럼 생긴 포도와 ‘칸베라’라 불리는 검은 껍질의 포도를 많이 생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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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다래밭
석교마을에서 키위 농사를 짓고 있는 가구는 현재 김정곤 씨(50세)를 포함하여 네 집 정도이다.
김정곤 씨에 따르면 25년 전부터 큰마을(석교마을 사람들은 귀산본동을 이렇게 부른다)에서 참다래 농사를 시작했는데, 이전에는 전부 포도밭이었던 곳이라고 한다.
김정곤 씨는 석교마을에서 ‘젊은 농사꾼’으로 통한다. 김정곤 씨의 참다래밭은 8264.46㎡ 정도인데, 그루 수(흔히 두수라고 한다)로는 800수 정도이며, 연간 생산량은 1상자 23㎏ 기준으로 650상자 정도로 3,000만 원 정도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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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곤 씨
김정곤 씨가 마을에 정착한 사연이 남다른데, 2007년에 세상을 떠난 노모를 모시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물론 위로 형들이 계시지만 모실 처지가 되지 못하여, 부득이 자신이 이곳에 정착하여 뇌경색으로 쓰러진 노모를 돌볼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물론 그의 남다른 효심도 한몫을 했다고 마을 어른들은 들려준다.
그런데 객지 생활을 청산하고 고향에 돌아온 김정곤 씨가 딱히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더군다나 이곳에서 자랐지만 농사에 대해 아는 것도 없었다. 그래서 마을 친구들과 어른들로부터 농사일을 배우기 시작했는데, 그것이 키위 농사였다.
뇌경색으로 쓰러진 노모는 수족을 전혀 쓸 수 없어 돌아가실 때까지 누워서 생활할 수밖에 없어서, 부인인 이선희 씨가 하루 세 끼를 직접 음식을 떠먹이고 온갖 수발을 하였다고 한다. 6년간을 하루같이 지극정성으로 모셨는데, 이런 사실이 알게 모르게 퍼져나가 “요즘 시대에도 이런 효부가 있다는 사실을 알려야 한다”고 주민들이 나섰다. 그리하여 이선희 씨는 귀산동주민센터에서 추천을 하고 창원시 노인회 부회장과 분회장이 집을 직접 방문해서 확인 절차를 거쳐 2006년 창원시장이 수여하는 효부상을 받았다.
한편 김정곤 씨는 2008년 창원농업인의 날에 창원시장으로부터 농업 발전을 통해 창원 건설에 이바지한 공로로 표창장을 받았다. 한 집에서 그것도 부부가 각기 효부상과 표창장을 받은 것이다.
김정곤 씨는 참다래밭에서 하루를 보낸다. 한시도 참다래밭을 떠날 수 없는 것이다. 석교마을 사람 대부분이 바다에서 일정 수익을 얻기도 하지만 김정곤 씨는 밭농사에만 전념하고 있는 농사꾼이다. 요즘 같은 겨울철에도 참다래밭에서 올해 농사를 준비하고 있다. 휴면기에 가지치기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정곤 씨가 들려주는 1년간의 참다래 농사의 대강은 다음과 같다. 겨울 가지치기가 끝나면 1년에 한 번 하는 퇴비를 넣게 되는데, 이 작업은 1월에서 2월 사이에 하게 된다. 5월이 되면 본격적으로 밭일에 매달려야 한다. 바로 이어지는 개화시기에 맞춰 인공수분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인공수분 작업은 빠르면 1주일, 늦으면 열흘 정도가 소요된다.
참다래꽃은 수꽃이 암꽃보다 4~5일 먼저 피는데, 암꽃이 피기 전에 수꽃의 수분을 모아야 한다. 이 일은 새벽부터 시작하여 오전 10시까지 수분가루가 이슬이 붙어 마르기 전에 해야 하기 때문에 그야말로 하루가 정신없이 흘러간다. 기계로 꽃을 따서 방안에서 하룻밤을 건조시켜 까칠까칠해지면 미세한 화분과 소나무에서 나오는 송진(이를 석송자라 한다)과 10:1의 비율로 섞어 꽃가루를 확보하게 된다. 암꽃이 피면 해가 뜨기 전부터 11시까지는 다시 인공수정을 해야 한다. 인공수분이 잘 되면 참다래 모양이 달걀과 같은 타원형이 되지만 잘 못 되면 돌배같이 작고 못생긴 참다래가 나온다고 하니, 이 작업이 얼마나 중요한지 짐작된다. 물론 이렇게 못생긴 것은 모두 따서 버린다.
무더운 여름철에도 하루도 쉴 수 없다. 참다래는 다른 농작물과는 달리 특별한 병충해가 없기 때문에 농약은 치지 않는 편이지만 잦은 비로 하루가 다르게 자라나는 잡초를 제거해야 한다. 풀을 그대로 방치하면 벌레들이 기생하기 때문이다. 또 하계 전정(가지치기)을 하게 되는데, 넝쿨식물이어서 계속 뻗어나가기 때문에 필요 없는 가지를 잘라 주어야 햇빛이 잘 들어 참다래의 당도도 높아지고 내년 열매도 충실하게 된다.
참다래 농사에서 가장 해로운 것은 여름과 가을 무렵의 태풍이다. 태풍이 불면 잎이 한창 살아야 할 때 떨어져 버려 가지에서 내년 봄에 나야 할 가지에 싹이 미리 돋아 열매가 열지 않게 된다. 그래서 키위 농사에서 가장 좋지 못한 것은 바람이라고 한다. 가을철에는 키위를 짓는 농군에게는 보약과도 같은 휴식기이다.
이제 수확은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 본격적인 수확의 적기는 11월 초순부터 중순까지의 보름 동안이다. 이 시기를 놓쳐 버리면 얼어 버리고, 빨리 수확을 하게 되면 숙성이 되지 않아 당도가 떨어진다.
참다래의 유통은 12년 전에 설립된 창원참다래영농조합법인에서 하게 된다.
물론 소규모로 짓는 집에서는 마을 입구나 길가에서 직접 판매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저온창고에서 선별작업을 거쳐 각 거래처나 농업협동조합 공판장에 출하하여 영농조합에서 일괄 판매를 대행하고 있다.
김정곤 씨는 이와 같이 하루 종일 참다래밭에 매달려 살기 때문에 다른 농가보다 농사를 더 잘 짓는다고 소문이 자자하다. 참다래의 당도 역시 다른 지역보다 훨씬 높은데, 이곳 참다래는 해풍을 맞으면서 자라 육질이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맛이 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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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다래 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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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다래 저온창고
참다래의 좋은 점을 묻는 질문에 김정곤 씨는 “비타민C가 여느 과일보다 풍부해 성인 하루 필요량의 1.6배를 함유하고 있어 스트레스와 피로 회복에 좋고, 식이섬유가 많아 장의 활동을 원활하게 함으로써 어린이의 영양 간식은 물론이고 여성들의 균형 잡힌 다이어트와 변비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는 건강 미용 식품”이라고 자랑한다.
또 쇠고기나 돼지고기와 같은 육류를 절이는 데도 유용하게 쓰이는데, 고기를 절일 때 참다래를 갈아서 넣으면 육질이 훨씬 부드러워진다고 한다. 김정곤 씨가 생산하는 참다래는 큰 것은 한 개의 무게가 270g, 중간 것은 200g, 작은 것은 100g 정도라고 한다. 다른 지역에서 생산되는 키위는 이 정도의 크기가 거의 나오지 않는다는 말도 빠뜨리지 않는다.
[정보제공자]
김정곤(남, 1959년생, 석교마을 거주)
이선희(여, 1958년생, 석교마을 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