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8017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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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食生活 |
분야 | 생활·민속/생활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개관) |
지역 | 서울특별시 강남구 |
집필자 | 정승모 |
[정의]
서울특별시 강남구 지역[옛 경기도 광주군·과천군 일부]의 음식과 관련된 생활의 특징과 변화.
[개설]
1960년대에 강남 지역이 도시로 개발되기 전에 현재 강남구에 속한 지역은 서울의 다른 근교 지역처럼 논농사와 밭농사를 위주로 하였다. 논은 지역에 따라 편차를 보이며, 따라서 곳에 따라 논농사가 큰 비중을 차지한 경우도 있었으나 그렇지 않은 곳에서는 타 지역에서 논농사에 종사하며 밭농사를 겸하는 경우가 있었다. 벼농사와 함께 밭작물로 밀·보리·무·배추·오이·토란·호박·참외·수박 등을 재배하였다. 한편, 어류나 젓갈류는 마포를 비롯한 서울의 큰 시장에 나가서 구입해야 했다. 육류는 특별한 때를 제하고 일반 가정에서는 소비하기가 쉽지 않았다. 강남구 지역에서 생산된 수확물은 일상적으로 소비되는 음식뿐 아니라 명절, 세시와 같은 의례 음식의 장만과도 관련이 깊다.
근래에는 외식이 한층 일반화되었다. 특히 1986년의 아시안게임과 1988년의 서울올림픽으로 외식 전문점이 강남구 일대에 들어섰는데, 한식 전문점을 비롯하여 패스트푸드 전문점, 패밀리 레스토랑 등이 많아졌다. 외식 전문점 중에서는 강남구에 국내 1호점을 개점한 경우도 적지 않다.
1) 명절 음식
명절음식은 연중 각 시절을 기리기 위해 장만·소비하는 음식을 말한다. 원일(元日)인 설 아침에는 차례 음식을 진설하여 조상께 차례를 지낸다. 떡국, 과일, 적, 포, 떡, 술 등이 주된 차례 음식이며, 차례 후에는 큰집에 모여 음복을 한다. 곳에 따라 탕이나 전을 몇 가지로 한다. 성묘도 가는데, 산적[쇠고기], 과일, 술[약주]로 묘소에서 제를 지낸다. 설 손님에게 대접하는 세찬(歲饌)은 떡국, 나박김치, 북어, 김을 가장 귀하게 여겼다.
정월대보름 때에는 음력 1월 14일부터 오곡밥과 묵은 나물을 장만하여 이웃끼리 나누어 먹는다. 한식도 지내는데, 성묘를 하기 전에 산제를 먼저 지내는 곳도 있다. 산제에는 통북어와 함께 술을 올린다. 성묘에는 삼색과일, 포, 탕, 떡, 튀각 등 기제사나 명절 차례와 같은 음식을 준비했다.
한편, 강남구 지역에서는 수박, 참외 같은 여름철 과일을 많이 재배하였다. 그래서 유두가 들 무렵에는 새로 나는 햇과일로 집안 곳곳에 천신(薦新)하는 풍속도 전해진다. 도시인들에게 삼복은 더위뿐 아니라 도시생활에 허기진 몸을 보양하는 의미가 있다. 개를 기르는 가정이 많았으므로 복날에는 집에서 기르는 개를 잡아 보양하였고, 이밖에도 닭, 민어 등도 먹었다.
추석 에 차례를 지내는데, 대표적 절식으로 송편을 빚는다. 곳에 따라 토란을 수확하여 통북어, 두부, 쇠고기로 삼탕을 만든다. 그 외에 빼놓을 수 없는 명절은 동지로, 이 날에는 팥죽을 쑤어 먹는다. 팥죽을 먹기 전에 장독대, 마당, 부엌, 마루 등에 팥죽을 한 그릇씩 떠놓으며, 특별히 대문간에는 잡귀를 물리치기 위해 팥죽을 조금씩 뿌렸다. 가정에서 팥죽을 쑤었지만 근래에는 인근 사찰에서 팥죽을 쑤어 주민들에게 대접하며 동지를 세기도 하며, 아파트 단지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반찬가게에 팥죽을 주문해 먹고, 나이든 노인들은 경로당에서 쑨 팥죽을 함께 나누어 먹는다.
2) 향토 음식
향토음식은 특정한 지역에서 생산되는 식재료를 사용하여 비교적 장기간에 걸쳐 그 지역에서 소비되는 음식을 가리킨다. 따라서 향토음식의 근거지는 애초 가정이나 마을 단위일 수 있다. 서울의 다른 근교 지역과 마찬가지로 강남구 일대는 논농사와 밭농사 위주였던 곳이었으므로 벼농사와 함께 보리, 밀, 참외, 수박, 호박, 오이, 토란 등의 밭작물이 계절에 따라 재배되어 이 수확물들은 일상음식뿐 아니라 세시·의례음식의 주된 재료로 사용되었다. 따라서 특별히 향토음식으로 개발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 일대에서 생산된 음식 재료가 강남구에 오랫동안 거주하였던 주민들의 향토음식의 근간이 되었다.
3) 계절 음식
겨울에서 봄 사이에는 주로 나물류를 해먹는다. 고사리, 취나물, 시금치 등과 같은 묵은 나물과 새 나물을 먹는다. 봄에는 쑥을 국·찌개용으로도 썼을 뿐 아니라 약재로도 효용이 있어 단오가 되면 쑥을 뜯었다. 봄에서 여름철로 넘어가는 시기에 참외, 수박과 같은 과일을 많이 재배한 곳에서는 단오 때 집안 곳곳에 천신(薦新)하였다.
여름철에는 가정 식단에서 오이를 빼놓을 수 없다. 근교 농업으로 오이를 재배하는 가정이 많았으므로 오이냉국, 오이소박이를 제철음식으로 많이 먹었다. 한편, 복날에는 가정에서 기르는 개로 요리를 해먹거나 닭, 민어도 보양음식으로 먹었다. 외식이 잦아지면서 음식 전문점에서 삼계탕이나 냉면을 사먹는 일도 많아졌다. 밀을 많이 재배한 대치동과 같은 곳에서는 여름철에 밀가루에 호박을 부친 밀전병을 해먹었다.
가을에는 가정에서 수확한 배추, 무로 김장을 담근다. 배추김치, 깍두기, 동치미 등을 담갔는데, 김장에는 주로 새우젓을 사용하며 마포에서 구입하거나 동네 등짐으로 새우젓을 팔러 오는 장수로부터 새우젓을 구입하였다. 나박김치는 특히 추석 때 특별히 담가 먹는다.
겨울철 음식은 특별히 많지 않다. 주로 묵은 나물류로 이듬해 봄까지 보내는데, 취나물, 고사리, 무시래기, 애호박고지, 토란줄거리 등 그 종류가 많다.
4) 외식 문화
도시화와 함께 1986년 아시안게임 및 1988년 서울올림픽으로 강남구 지역은 외식 소비문화의 중심지로 부상되었다. 30여 년이 넘게 한식을 전문으로 해온 음식점을 비롯하여 중식·일식·양식 및 이탈리아·프랑스·인도·베트남 요리 전문점, 패스트푸드점, 패밀리 레스토랑, 퓨전 음식점, 차·커피 등의 음료와 아이스크림 등의 후식류를 취급하는 전문점이 있다. 흥미롭게도 비즈니스 및 소비의 중심지라는 강남구의 입지를 살려 외국 기업의 국내 프랜차이즈로 강남구에 국내 1호점을 개점한 사례도 적지 않다. 외식의 다양화와 전문화는 종래 남성이나 사업가, 직장인 중심의 소비층에서 여성과 청소년, 가족, 주부, 연인 등을 새로운 소비층으로 끌어들이게 되었다.
5) 패밀리 레스토랑
특화된 음식 전문점으로 패밀리 레스토랑[family restaurants]의 등장은 강남구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1988년 강남구 신사동에 Coco’s가 개점하면서 국내 외식문화에서 서구식 패밀리 레스토랑을 선보인 대표적인 사례가 있다. 이후 T.G.I Friday’s, 씨즐러, 베니건스, 아웃백 스테이크를 비롯한 외국 기업의 국내 프랜차이즈가 강남구에 개점하였는데, 초기에는 서양식 음식을 전문으로 하면서 스테이크, 치킨, 샐러드 등의 음식을 공급하였다. 웰빙[well-being] 음식에 대한 선호와 함께, 근래에는 생선회와 해산물을 주 메뉴로 공급하는 씨푸드[seafood] 전문점이 패밀리 레스토랑 형태로 등장하였다. 생선회를 횟집에서 맛보는 것과 달리 씨푸드 전문점은 뷔페식으로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여러 종류의 씨푸드를 공급한다. 강남구에는 바이킹스, 토다이, 보노보노와 같은 씨푸드 전문점이 있으며, 이중 강남구에 1호점을 개점한 경우도 있다. 그 외에도 불고기, 한우 등심 등 한식을 전문으로 하는 패밀리 레스토랑이나 아메리칸 차이나타운 요리를 특화하는 홀리차우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