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고려 시대 충청남도 서산시 해미면 일대에 설치되었던 현(縣).

[개설]

정해현은 현재의 서산시 해미면 지역에 해당된다. 고려 태조 때에 고구현(高丘縣)의 땅을 분할하여 정해현이 만들어졌다. 995년(성종 14)에 운주도단련사(運州都團練使)를 두었는데 운주(運州)는 현재의 홍성군에 해당된다. 운주에는 군이 3개, 현이 11개가 소속되어 있었다. 정해현은 운주에 소속된 11개 현 가운데 하나였다.

[제정 경위 및 목적]

정해현의 제정 경위는 서산 지역의 다른 현에 비해 비교적 명확하게 알려져 있다. 『고려사(高麗史)』 권56 지10 홍주(洪州) 정해현(貞海縣)조에 “고려 태조 때에 한씨 성을 가진 몽웅역의 역리가 나라에 큰 공을 세웠으므로 태조 왕건(王建)이 그에게 대광(大匡) 벼슬을 주고 고구현(高丘縣) 땅을 분할하여 정해현을 설치하고 그의 관향으로 삼게 하였다고 한다.”라는 기록이 있다. 기록을 통해 정해현이 설치된 경위는 한씨와 왕건, 그리고 운주 전투의 승리에 따른 처우로 생기게 된 것으로 보인다.

[관련 기록]

『고려사(高麗史)』 권56 지10 홍주(洪州) 정해현(貞海縣)조와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 권20 충청도 해미현(海美縣)조, 『여지도서(輿地圖書)』 충청도 해미현조에서 관련 내용을 볼 수 있다.

[내용]

고려 시대에 충청남도 서산 지역은 4개 현으로 나누어져 있었다. 부성현, 여미현, 정해현, 지곡현이 그것이다. 이중에서 서산의 동남부에 해당하는 해미면 일대에 정해현이 있었다. 정해현은 몽웅역의 한씨가 고려 태조 왕건의 통일 전쟁 시기에 큰 공을 세워 그 보상 차원에서 설치되었다.

이후 정해현은 운주에 소속되었는데 이때가 1018년(현종 9)이었다. 이러한 내속 관계는 그만한 사정이 있었다. 고려 통일 전쟁 시기에 인근에서 몽웅역의 한씨보다 더 큰 공을 세운 이는 운주의 실력자 긍준(兢俊)이었다. 후백제의 세력 아래 있었던 운주 성주 긍준이 처음에는 왕건과 대적하였으나 927년에 있었던 운주 전투 이후에는 왕건에게 복속되었다. 이로 인하여 운주는 일대의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이에 정해현은 운주의 관할이 된 것으로 보인다.

[변천]

정해현이 설치된 시기는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고려사(高麗史)』의 기록을 통해 고려 태조 때에 설치된 것으로 보인다. 이후 1018년에 운주에 소속되었다. 1407년(태종 7)에 정해현과 여미현을 병합하여 해미현(海美縣)으로 고쳤는데 이는 정해현의 ‘해’자와 여미현의 ‘미’자를 취해서 된 것이다. 해미현의 치소는 정해에 두었다.

[의의와 평가]

고려 태조 왕건의 통일 전쟁 시기에 서산 지역에도 몽웅역의 한씨와 같은 지역 세력이 존재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씨로 인하여 정해현이 탄생되었는데, 이는 고려 초에 새로운 현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이해할 수 있는 좋은 예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