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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0602135
한자 衣生活
영어음역 uisaenghwal
영어의미역 clothing life
분야 생활·민속/생활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개관)
지역 전라북도 남원시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박현정

[정의]

전라북도 남원시에서 몸에 걸치거나 입었던 의복 및 이와 관련한 생활 풍속.

[개설]

남원 지역은 우리나라의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전반적인 의생활 양식이 현대화되어 있다. 특히 2007년 현재 대부분 일상복으로 서양복을 착용하고 있으며, 결혼식 폐백이나 상복 등 특별한 의례복으로만 전통 복식이 착용되고 있다.

여기에서는 과거 남원 지역에 살면서 혼례 의식을 치렀거나 현재까지 남원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대상자들에 대한 민속조사를 통해 20세기 중반까지 지속되어 오던 남원 지역의 전통적 의생활 및 현재까지의 변화 과정을 살펴보았다.

조사대상자는 총 네 명으로, 한일순(76세) 씨와 소봉덕(47세) 씨는 남원에서 출생한 후 현재까지 남원에서 거주하고 있다. 유영자(86세) 씨와 유영희(81세) 씨는 남원에서 출생 후 성장하여 혼인과 함께 다른 도시로 이주하였으나, 남원에서 살 때의 의생활을 기억하고 있어서 조사대상에 포함하였다.

조사 대상자는 일상복으로 전통 복식을 착용하던 시대와 서양 복식을 착용하던 시대를 두루 경험한 세대여서, 이들을 통해 남원 의생활의 변천과 현황을 살펴볼 수 있었다. 복식 용어는 남원 지역의 토속어를 먼저 쓰고 괄호 안에 표준어를 넣었다.

[일상복]

아기가 태어나면 보통 배냇저고리를 입힌다. 유영희 씨와 한일순 씨는 모두 흰색 융으로 만든 배냇저고리를 입혔는데, 무명실을 길게 달아 몸에 한 번 두른 후 앞에서 매었다. 유영희 씨는 융으로 만든 속싸개로 아기를 싼 후 여자아이는 꽃분홍 이불, 남자아이는 옥색 이불을 덮어 주었다.

일상복으로서 한복의 소재는 여름에는 모시와 삼베, 봄과 가을에는 무명·명주, 겨울에는 무명과 명주에 솜을 넣어 입었다. 한일순 씨의 경우 여름에는 모시와 삼베를, 봄과 가을에는 미영베(무명)와 밍기베(명주)를, 겨울에는 미영베(무명), 또는 밍기베(명주)에 소케(솜)를 넣어 입었다.

남자의 일상복은 바지·저고리·조끼·마고자·두루마기로 구성되며, 관으로는 유건·복건·정자관·갓 등이 있다. 지금도 한복을 일상복으로 착용하는 한일순 씨의 남편 이경식 씨는 집에서 바지·저고리에 유건을 착용하고 있었다.

관으로 유건 외에도 복건 또는 정자관을 쓰기도 하지만, 일을 할 때는 검정색 두건을 쓰고 외출할 때는 조끼와 후루매기(두루마기)를 덧입고 갓을 쓴다. 마고자는 겨울에만 착용한다.

여자의 일상복은 치마·저고리로 구성되며, 속옷으로 다리속곳·고쟁이·단속곳·속치마 등을 입는다. 한일순 씨는 속옷으로 다리속곳, 뒤로만 밑이 트인 고쟁이, 밑이 막힌 단속곳, 속치마를 입은 후 비로소 끝에치마(겉치마)와 저고리를 입었다.

서양복이 들어오면서 일상복으로 전통복과 서양복을 병용하게 되었다. 남자는 바지·저고리 대신 양복을 입었고, 여자는 치마·저고리 대신 원피스나 투피스를 입었다.

유영희 씨는 처녀 때 일상복으로 한복과 양복을 모두 입었는데, 한복은 검정색 치마에 연두색 저고리를 입었고, 양복은 블라우스와 스커트, 또는 원피스를 입었다. 원피스는 허리선에서 후레아진(플레어) 치마에 허리띠를 매었다. 이는 당시 유럽에서 유행이었던 크리스천 디오르의 뉴 룩(New Look) 스타일이 우리나라 여성복에도 나타난 것임을 알 수 있다.

[의례복]

1) 돌복

남자아이의 돌복은 바지·저고리·조끼·두루마기·전복으로 구성되며, 머리에 복건을 씌운다. 유영희 씨는 아들의 돌복으로 보라색 바지·옥색 저고리·남색 조끼·남색 전복을 입히고 검정색 복건을 씌웠으며, 한일순 씨는 아들 돌복으로 다리동(색동) 저고리와 후루매기(두루마기)를 입혔다.

여자아이의 돌복은 치마·저고리로 구성되며, 머리에 조바위를 씌운다. 유영희 씨는 딸 돌복으로 빨강 치마에 노랑 저고리, 또는 꽃분홍색 치마에 배추색 저고리를 입히고 조바위를 씌웠다. 남자아이와 여자아이 모두 타래버선을 신기고 복주머니를 달아 준다.

2) 혼례복

혼례복은 한 동네에 한 집 정도 부잣집에서 준비해 놓고 동네 사람들에게 빌려 주거나 마을에서 공동으로 마련해 두었다가 빌려 입었다. 배덕리 배촌마을의 경우 혼례복인 사모관대와 원삼은 부락에서 한 벌을 준비해 이장이 보관하면서 마을 사람들에게 빌려 주었다.

신랑의 혼례복은 사모·관복·각대·목화로 구성된다. 1948년에 결혼한 한일순 씨의 경우, 신랑은 혼례를 치르기 위해 신부집에 갈 때 바지와 저고리에 두루마기와 갓을 쓰고 갔으며, 신부집에 도착한 후에는 두루마기 위에 사모관대를 착용하였다.

1946년에 결혼한 유영희 씨의 경우, 신랑은 사모를 쓰고 남색 관복에 흉배를 달아 입고 각대를 찬 후 목화를 신었다. 추울 때는 사모 안에 방한모로 남바위를 쓰기도 하였다.

신부의 혼례복은 족두리와 원삼으로 구성된다. 유영희 씨는 혼례복으로 꽃분홍색 하브단 치마에 배추색 자미사 저고리를 입은 후 원삼을 입고 족두리를 하였다. 한일순 씨 역시 치마와 저고리 위에 나삼(원삼)을 입고 족두리를 하였다.

서양복이 들어오면서 신랑은 양복, 신부는 웨딩드레스를 입게 되었지만 서양식 예식 후에 다시 집에 와서 전통 혼례복을 입고 전통 혼례 의식을 치르거나 혹은 폐백 의식만을 하기도 하였다. 지금은 모든 예식이 집이 아닌 예식장에서 이루어지지만 서양복으로 예식을 하고 전통 혼례복으로 폐백을 올리는 예복 체계는 현대까지 계속되고 있다.

1942년에 결혼한 유영자 씨의 경우 남원 용성초등학교 강당에서 신식 혼례식을 올리고 국수여관에서 피로연을 마친 후, 신부집으로 가서 청색 원삼을 착용하고 전통 혼례식을 올렸다.

우리나라 전역에서 혼례복으로 착용하는 원삼은 대부분 녹색이지만 전라북도의 경우 녹색과 함께 청색 원삼도 착용되었다. 전라북도 여러 지역에서 착용되었던 것으로 확인된 청색 원삼은 녹색 원삼과 길의 색만 다를 뿐 일반 서민용 혼례 원삼의 공통된 특징을 지니고 있다.

조선시대 궁중 원삼은 뒷길이가 앞길이보다 길고 소매에는 길과 다른 두 가지 색의 색동과 흰색 한삼이 달려 있고, 길과 소매에 금직이나 금박이 되어 있다. 반면 일반인들이 혼례복으로 착용하던 원삼은 궁중 원삼보다 길이가 짧다. 대신 소매에 여러 색의 색동을 대었다.

또한 궁중 원삼의 경우는 길과 동일한 색의 깃이 달려 있는 반면 서민용 혼례 원삼의 깃은 홍색 또는 자주색으로 붉은 계열의 색이다. 금직이나 금박을 할 수 없고, 치수도 작은 서민층 원삼에서는 깃의 색과 소매의 색동으로 변화와 화려함을 추구했던 것으로 보인다.

한일순 씨는 혼례를 올린 후 친정에서 하룻밤을 자고, 다음날 신랑과 신부 각각 가마를 타고 함께 시댁으로 가서 시부모님께 구고례를 드렸다. 이때 신랑은 바지·저고리·두루마기·갓을 착용하였고, 신부는 치마·저고리를 입고 구고례를 드렸다.

최근에는 결혼식에 신랑 신부 모두 서양식 예복을 착용하고 있다. 초기 서양 문화의 영향을 받은 신식 결혼에서는 신랑은 연미복, 신부는 흰색 치마·저고리에 면사포를 쓰다가 20세기 중반부터 1980년대까지는 신랑 예복으로 대부분 비즈니스 슈트를 착용하였다.

1984년에 결혼한 소봉덕 씨의 경우 신랑은 예복으로 검정색 슈트를 입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신랑 예복으로 연미복과 턱시도 등 서양 남자의 정식 예복이 다양하게 착용되고 있다. 또한 예식 후 피로연장에 나타날 때 신부는 또다른 파티 드레스를 입기도 한다. 하지만 폐백을 할 때는 여전히 전통 혼례복인 사모관대와 원삼, 족두리를 착용하고 있다.

결혼식 때 신랑과 신부 부모의 예복으로는 양측 모두 아버지는 슈트를 입고 어머니는 한복을 입는다. 그러나 지금도 여전히 일상복으로 한복을 입는 한일순 씨의 남편 이경식 씨는 7남매의 결혼식에 바지와 저고리, 검정 두루마기에 갓을 착용하였다.

3) 회갑연복

회갑연 때 주인공은 혼례 때와 같이 남자는 사모관대, 여자는 원삼·족두리를 쓰지만 이러한 예복이 아닌 외출복 정도를 입기도 한다. 한일순 씨의 남편 회갑연 때 회갑을 맞은 이경식 씨는 바지와 저고리에 검정 두루마기와 갓을 착용하고, 배우자인 한일순 씨는 흰색 양단 저고리에 짙은 자주색 양단 치마를 입었다. 소봉덕 씨의 시어머니도 칠순잔치 때 아이보리색 치마·저고리를 입었다.

회갑연에서 자녀들은 한복이나 양복을 서로 통일해서 입는다. 한일순 씨 남편 이경식 씨의 회갑연에 아들들과 사위들은 연분홍 양단 바지·저고리에 꽃분홍 양단 조끼·마고자·목수건을 착용하였고, 딸들과 며느리들은 짙은 수박색 명주 치마에 주황색 명주 저고리를 입었다.

딸과 며느리는 색을 구분하기도 하여 소봉덕 씨 시어머니의 칠순잔치 때 아들과 사위는 검정색 슈트를 입고, 딸은 진분홍색 치마·저고리를 입었으며, 며느리들은 진분홍색 치마에 노랑 저고리를 입었다. 손자와 손녀 역시 한복을 입었다.

4) 상복

남자의 상복은 굴건제복으로 시접이 겉으로 나오게 하여 입었다. 굴건제복은 바지·저고리·두루마기, 또는 도포·최의·최상·요질로 구성되며, 머리에 굴건과 수질을 쓰고, 짚신을 신고, 지팡이를 짚었다. 한일순 씨 남편 이경식 씨는 부모님상에 바지·저고리·두루마기의 소재는 일상복과 같이 여름에는 모시, 겨울에는 무명으로 입었으나 최의와 최상만은 사계절 모두 삼베로 입었다.

여자의 상복은 치마·저고리·요질로 구성되며 머리에 수질을 쓰고, 짚신을 신고, 지팡이를 짚었다. 한일순 씨는 삼베 치마·저고리를 입고 허리에 지푸라기 허리띠(요질)를 매고, 머리에는 떠개미(수질)을 하고, 짚신을 신고, 지팡이를 짚었다. 짚신은 평상시에는 신지 않았지만 상복으로 신는 것이었다.

유영희 씨는 삼베 치마에 짚당목(광목) 저고리를 입었다. 짚당목이란 광목인데 제직 후 세탁하지 않은 누르스름한 것을 말한다. 상례를 치른 후에도 한동안은 일상복으로 남자는 흰 두루마기, 여자는 흰색 치마·저고리를 착용하였다.

상복도 서양화되어 남자의 경우 검정색 슈트에 검은 넥타이를 매고 굴건과 상장을 착용하며, 여자의 경우는 검정색 또는 흰색 치마·저고리를 상복으로 착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소봉덕 씨의 경우 1988년 시아버님이 돌아가셨을 때 남편 이남당 씨는 바지·저고리·두루마기·최의·최상을 모두 삼베로 입고, 소봉덕 씨 역시 삼베 치마·저고리를 입었다. 남원 지역의 경우 젊은 세대이지만 여전히 상례에는 전통 상복을 착용하는 것을 볼 수 있다.

5) 수의

수의는 돌아가시기 전에 미리 준비해 두었는데, 한일순 씨는 집안어른들이 베어주면(마름질) 친척들과 함께 만들거나 또는 혼자서 만들기도 했다. 명주를 거죽(겉감)으로 하고 삼베를 안(안감)으로 했다.

유영희 씨는 남편 이신재 씨의 수의로 삼베 일곱 필을 풀을 빼고 다듬이질을 해서 명주를 안감으로 넣어 만들었다. 수의의 품목은 홑으로 된 속저고리와 속바지, 겉저고리와 겉바지, 버선·얼굴싸개·손싸개·오낭이며, 입히기 편하도록 상의는 상의대로, 하의는 하의대로 겹쳐 준비해 놓았다.

6) 제사복

한일순 씨의 남편 이경식 씨는 제사를 드릴 때 바지·저고리에 두루마기를 입고 유건을 쓴다. 옛날에는 모시나 삼베로 도포를 입었는데 도포는 소매가 넓어 불편하므로 지금은 흰색 두루마기를 접(겹)으로 만들어 입는다. 이때 겉감·안감 모두 미영베(무명)로 한다. 옛날에 해놓은 것을 매번 제사 때마다 빨아서 입는다.

[의의와 평가]

남원시 지역의 의생활에 대해 살펴본 결과 일상복은 대부분 서양복이 주를 이루고 있으나, 노년층의 경우 과거 일상복으로서 입던 한복을 여전히 착용하는 예를 볼 수 있다.

일상복으로는 서양복을 입는 젊은 세대라 하더라도 상례나 회갑연 등의 경우에는 전통 예복을 고수하는 것을 볼 수 있어 전통 복식에 대한 지역민의 높은 의식 수준을 느낄 수 있었다.

전통 복식 중, 남원의 특징적인 의복이라고 한다면 20세기 중반 혼례식에 신부가 예복으로 입은 청색 원삼을 들 수 있다. 일반인의 혼례복 원삼의 색은 대부분 녹색이었지만 남원에서는 녹색과 함께 청색 원삼도 착용되어 전라북도 지역의 특성을 함께 가지고 있다.

남원에서는 춘향제를 비롯한 다채로운 전통문화 관련행사가 시행되고 있어 간접적으로나마 전통 복식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 이러한 행사들에서 연대와 지역적 특성 등 정확한 고증을 거친 복식 재현이 이루어진다면 전통 의생활에 대한 교육적 가치를 높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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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조사대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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