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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0602572
한자 匠人精神-具現-品格-南原木器
영어음역 Namwon Mokgi
영어의미역 Namwon Woodenware
분야 생활·민속/민속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기획)
지역 전라북도 남원시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강정만

[개설]

남한에서 산림 면적이 가장 넓은 지리산 자락에 자리 잡은 천혜의 도시 남원은 옛날부터 지리산에서 자란 다양한 수종의 나무를 이용하여 목기를 만드는 산업이 크게 번창하였다.

더구나 최초의 산문인 실상산문이 남원의 실상사에서 개창되었으므로, 남원은 자연히 한국 선종의 중심이 되었고 이에 따라 나무로 만든 불교 용구 산업도 크게 발전하였다. 목기 산업은 한때 산업화에 밀려 퇴조하였지만 1990년대 이래 웰빙 산업의 발전과 전통 문화에 대한 관심 고조로 남원의 목기 산업은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목기 산업의 메카]

남원 목기의 역사는 한때 승려가 3천여 명이 넘었던 신라의 고찰이자 대가람인 실상사 승려들로부터 주민들이 바리를 만드는 기술을 전수받은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더구나 실상사가 자리 잡고 있는 지리산은 산이 깊고 넓어 다양한 수종이 있어 목기의 질 좋은 원료를 얼마든지 구할 수 있다는 지리적 장점이 남원을 한국 최고의 목기 산업의 메카로 발전하게 하였다.

철제와 프라스틱 제품이 보편화되기 전에 주로 목기로 만든 생활 도구가 수천 년 동안 사용되었다. 조상에 대한 제사가 일상사였던 유교 문화와 불교 문화의 영향으로 남원 목기는 생활 도구뿐만 아니라 제기·불교용품 등의 수요를 감당하면서 비약적으로 발전하였다.

남원 목기는 독특한 향과 함께 모양이 정교하고 섬세하며, 목기 자체가 단단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남원 목기는 옛날부터 왕실에 진상하는 진상품이었으며, 조선왕조 500년 동안 궁궐에서 사용한 제기는 모두 남원 목기였다.

목기는 소리가 나지 않고 질감이 풍부하고 정갈한 맛이 있으므로 엄숙한 분위기를 필요로 하는 제사나 사찰에서의 각종 행사에 잘 어울리는 도구였다. 그렇지만 아무리 좋은 목재로 목기를 만들었다고 해도 목기 표면에 옻칠을 하지 않으면 목기의 내구성이 약해 갈라지거나 변색되는 약점이 있다. 남원 목기가 오랫동안 목기 업계에서 지존의 지위를 누릴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남원 장인들의 옻칠 기술이 뛰어났기 때문이다.

옻칠이란 옻나무의 수액을 칠한 것을 말하는 데, 옻칠을 한 목기는 방수, 방습, 심지어는 화학적 반응에조차 탁월한 보존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까닭에 옻칠을 한 목기는 수명이 천 년을 간다고 한다. 남원의 유명한 옻칠장인 김을생은 자연산 옻칠의 장점을 여섯 가지로 설명한다.

첫째, 나무 침투력이 강해서 벗겨지지 않는다. 둘째, 처음에는 새까맣지만 시간이 흐르면 은은하게 변하면서 윤기가 난다. 셋째, 살균 살충 효과가 있어 좀처럼 좀먹지 않는다. 넷째, 항암 효과가 있다. 다섯째, 곰팡이 균을 억제하는 기능이 있어 옻칠한 목기에 밥을 담아 놓으면 밥이 쉽게 상하지 않는다. 여섯째, 방수 기능이 있다.

그런데 지리산에는 자생하는 옻나무가 아주 많으므로 예전부터 남원 지방에서는 옻의 원액을 쉽게 채취하여 목기에 활용할 수 있었다. 이처럼 남원은 목기 생산의 천혜의 지역인 것이다. 일제강점기에는 산내초등학교 목공과, 해방 후에는 전라공업기술학교에서 남원의 전통적 목공예 기술을 전수하여 걸출한 목공예 장인들을 많이 배출함으로써 오늘날 목기하면 남원 목기가 가장 먼저 떠오르게 된 것이다.

현재 남원에는 100여 곳의 목공예업체가 있으며 도지정 무형문화재도 5명이나 된다. 또 대전·광주·경기 지역의 장인들 대부분이 남원 출신이다. 남원시는 최근 운봉·어현동·조산동에 목기 단지를 조성하고, 이 중 어현동목공예연구소를 개관하여 교육과 디자인 개발을 통해 질 좋은 제품을 생산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대표적인 남원 목기]

남원 지역의 대표적인 목기로는 운봉의 목기와 남원시 일원의 소반이 전국적으로 유명하다. 예전에는 남원에서 제작된 상을 메고 전국적으로 돌아다니면서 팔았다. 소반은 음식을 먹기 위한 한국 전래의 평좌식 식탁의 총칭이다. 상이라 하면 소반, 교자상, 제상, 책상류에 속하는 것을 두루 말하지만 대체로 소반을 가리킨다.

옛날에는 소반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신분과 용도에 따라 소반의 격식과 규격에 엄격한 차이가 있었다. 소반에는 옻칠을 하는 것이 보통이었지만 미천한 신분의 서민층에서는 옻칠조차 못한 채 사용하기도 했다. 한국인의 전통적인 밥상 차림은 1인 1반이지만 서민들 사이에서는 한 개의 상에서 둘 혹은 그 이상의 사람들이 둘러앉아 음식을 먹었다.

소반의 크기나 다과에 의하여 신분상의 존귀함과 접객에 있어서는 예의가 표시되며, 한 가정에 대소의 소반을 얼마나 비치하느냐가 대가의 규모를 가늠하는 것이기도 하였다. 이제 남원에서 만든 소반은 싸구려 중국산의 범람에도 불구하고 전통을 중시하고 웰빙을 추구하는 현대인들에게 귀중한 가구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목기 만드는 과정]

제작 과정은 몇 단계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먼저 원목은 원목 안의 수분이 최소화되는 가을과 겨울 사이에 벌채 작업을 한 원목을 사용해야 한다. 원목 안의 수분이 많은 봄, 여름에 벌채한 원목은 완제품이 되더라도 갈라지거나 좀이 스는 원인이 된다.

원자재를 톱으로 자른 뒤 제기의 크기와 모양에 따라 초벌깎기에 적당한 크기로 절단하여 재목을 마련한다. 절단된 재목을 초벌깎기 하기에 알맞도록 재목의 가장자리를 둥근 형태로 다듬질한다. 다듬질한 원목을 제기의 형태로 짐작하여 끌칼을 사용하여 외형의 거친 부분을 초가리하여 투박한 형태의 제기를 완성한다.

초벌깎기가 완성된 제기는 습도가 높지 않은 음지에서 약 5개월 동안 건조 과정을 거치게 되며 건조된 제기는 선별 작업을 통해 형태가 고른 재목만이 재가리용으로 사용된다. 음건(음지에서 건조하는 것)은 나무 제품이 거쳐야 하는 중요한 과정이다. 초벌깎기 후 잘 건조된 제기를 깎고 다듬는 과정으로 깎기의 마지막 과정이며 이 과정을 끝으로 칠하기 전 제기의 완제품인 백기가 완성된다.

재가리가 끝나게 되면 5~7회 원하는 칠을 한 뒤 10일 정도 다시 말리게 된다. 초벌질은 칠하기의 처음 과정이며 백기로 완성된 제기는 그 형태를 오랫동안 유지하고 방습성, 방수성, 방충성을 높이기 위한 작업이며 칠은 생옻칠과 카슈칠이 사용된다.

초벌칠한 제기를 완전히 건조시킨 후 재벌칠이 잘 먹도록 마른 사포질을 한다. 초벌칠한 제기를 칠하고 건조시키고 또 물 사포질하는 과정을 5~6회 반복하여 마모 방지와 내구성을 강하게 한다. 이렇게 하면 완전한 제기가 된다. 목기를 만드는 과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원목 절단: 목기의 원자재는 노각, 괴목, 오리목, 물푸레나무이며 노각과 괴목을 고급으로 쳐주고 있다. 이러한 원자재를 사용 용도에 맞게 알맞은 크기로 절단하여 초벌깎기에 적당한 재목을 마련한다.

2. 초벌깎기: 일단 절단한 원목을 용기의 형태를 짐작, 끌칼을 사용하여 외형을 깎은 후 습도가 높지 않은 음지에서 약 150일간 건조시킨다.

3. 재벌깎기: 초벌깎기 후 150일간 음건한 재목의 고르지 않은 면을 정교하게 다듬는 과정으로 전 과정에서 발생한 불량 요소를 선별하면서 완벽한 형태의 목기로 만드는 과정이다.

4. 칠하기: 재벌깎기까지의 과정에서 완성된 목기를 오랫동안 그 형태를 유지하기위한 보존적 측면과 방습·방수를 위한 칠하기 과정으로 초벌칠과 6~7회 재벌칠로 나뉘며, 살충력과 마모 방지에 강한 자연산 옻칠과 카슈칠 등 2종으로 구별된다.

5. 음건 10일: 옻칠 및 캬슈칠이 목기에 적절하게 침투하여 은은한 광택을 얻기 위한 목기의 완성 단계로 이 과정을 끝으로 고품질의 목기가 생산된다.

[목기 명인들]

현재 남원에는 다섯 명의 도지정 무형문화재가 있다. 먼저 무형문화재 제11-1호 (1993.6.10)인 김광열(金光烈)[1936.11.13]은 전라북도 남원시 인월면 상우리에 거주하고 있다 김광렬 집안은 삼대 째 목기 제작을 가업으로 이어오고 있다. 1980년 전북산업디자인전 특선을 비롯해 1981년 문화재전승공예대전 입선, 1984년 전북공예품경진대회 최우상 등 다양한 수상 경력을 갖고 있다.

무형문화재 제13호(1993.6.10)인 김을생(金乙生)[1935.12.20]은 전라북도 남원시 산내면 백일리에 살고 있으며 옻칠 분야의 최고 명인이다. 김을생은 할아버지 때부터 전해오던 옻칠 가업을 전수하여 실상사 맞은편에 ‘금호공예’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1980년 전북산업디자인 은상을 비롯하여 1984년 전북공예품경진대회 입선 등 다양한 수상 경력을 갖고 있다.

무형문화재 제11-3호(1996.3.29)인 노동식(盧東植)[1939.3.29]은 전라북도 남원시 조산동에 살고 있다. 노동식은 ‘남원목기공예사’를 설립하여 전통 목기의 맥을 잇고 있다. 1987년 전북공예품경진대회 입상을 시작으로 하여 1994년 전통공예대전 입선 등 다양한 수상 경력을 쌓았다.

무형문화재 제13호(1999.10.8)인 김영돌(金永乭)[1940.3.25]은 전라북도 남원시 아영면 갈계리에 살고 있다. 김영돌은 옻칠을 한 후 연마하거나 광택을 내지 않고 자연미를 살려 마감하는 기술이 뛰어나다. 어려서부터 아버지에게서 옻칠 기술을 배웠으며, 1953년 이후로는 강인권으로부터 보다 전문적인 기술을 전수받았다. 1980년 이후로는 본인이 직접 칠 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그의 아들에게 기술을 전수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무형문화재 제13호(2006.11.17)인 안곤(安坤)[1962.11.22]은 전라북도 남원시 조산동에 거주하고 있다. 그는 은행나무, 노각나무 등으로 바릿대, 제기, 불기 등의 백골을 만들어 그 위에 생옻칠을 도장하는 목심 부문 칠기 제작 기법과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그의 도장 기술은 매우 높은 숙련을 요구하고 있어 오랜 경험을 통하여 얻어진 감각과 기술이 배어 있고 옻칠이 주는 특수한 미감 덕분에 깊은 정감을 주고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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