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90166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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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金洙暎-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
유형 | 작품/문학 작품 |
지역 | 서울특별시 도봉구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서여진 |
저자 생년 시기/일시 | 1938년 4월 9일 - 「김수영 무덤」 저자 「김수영 무덤」 황동규 출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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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술|창작|발표 시기/일시 | 1974년 - 「김수영 무덤」 『현대 문학』에 게재 |
저술|창작|발표 시기/일시 | 1975년 - 「김수영 무덤」 『삼남에 내리는 눈』에 수록 |
배경 지역 | 김수영 무덤 - 서울특별시 도봉구 도봉동 131 선영 |
성격 | 시 |
작가 | 황동규 |
[정의]
1974년 황동규가 도봉산에 있는 김수영 무덤을 찾은 일을 소재로 쓴 추모의 시.
[개설]
「김수영 무덤」은 시인 황동규가 어느 가을비 내리는 저녁, 도봉산 골짜기에 있는 김수영(金洙映)[1921~1968]의 무덤을 찾은 후 김수영을 추모하기 위해 쓴 시이다. 「김수영 무덤」은 크게 첫째 갈피와 둘째 갈피의 두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첫째 갈피에서는 차가운 가을비와 바람에 흔들리는 풀의 이미지를, 둘째 갈피에서는 얼어 있는 산과 눈의 이미지를 통해 현실의 고통스러운 상황과 그것을 극복하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김수영의 대표작인 「풀」과 「눈」을 연상시키는 서술을 통해 김수영의 정신을 기리고 있는 작품이다. 「김수영 무덤」은 1974년 『현대 문학』에 실린 후, 황동규의 시집 『삼남에 내리는 눈』[민음사, 1975]에 수록되었다.
[구성]
「김수영 무덤」은 크게 첫째 갈피와 둘째 갈피의 두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첫째 갈피는 4연, 둘째 갈피는 3연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째 갈피의 전반부는 가을비 내리는 어스름 저녁, 동료들과 김수영의 무덤을 찾은 시인은 무덤가에 난 풀을 보며 그를 추모하고 있으며, 후반부에서는 김수영의 대표작 「풀」을 연상시키는 서술을 통해 그의 정신을 기리고 있다.
[내용]
시의 ‘첫째 갈피’의 1연에서 시인은 “지루하고 조용한 가을비/ 내리며 내리며 저녁의 잔광을/ 온통 적신다.”고 하여 시인이 도봉산 골짜기의 김수영 무덤을 찾은 것이 가을 우중의, 아직 잔광이 비치는 저녁이었음을 알 수 있다. 빛과 어둠의 경계에 내리는 가을의 찬비는 시인의 의식을 일깨우는 시적 존재로 등장하고 있다.
시의 2연에서 시인은 빗줄기로부터 몸을 가려 주던 “우산”을 벗고 묘비에 서서 자신의 내부를 바라본다. 이는 비를 맞으면서 스스로를 일깨워 세우려는 자세를 형상화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3연에서는 바람에 흔들리는 풀의 이미지를 통해 김수영의 「풀」을 연상시킴으로써 현실을 견디려는 의미를 보여 준다.
둘째 갈피에서는 서울특별시 근교의 산이 모두 얼어 있는 상황과 어두워지는 하늘, 떨어지는 눈송이를 통해 암담하고 고통스러운 현실을 은유하고 있다. 동시에 “한편에 밀려 남아 있는 그대의 언덕”에 눈송이가 떨어지고 있으며, “자세히 보면 이상한 불도 켜 있다”고 하여 의지적인 자세와 희망을 놓지 않고 있는 면모를 보여 준다.
[특징]
황동규의 「김수영 무덤」은 김수영의 「풀」과 「눈」을 연상시키는 구절을 사용하고 있다는 특징을 지닌다. 첫째 갈피에서 “빗소리 속에도 바람이 부는지/ 풀들이 흔들리는 것이 보인다.”고 말하고 있는데, 여기에서 ‘바람’은 시인의 시적 삶을 어렵게 하는 현실 세계로도, 현실과 시인의 관계를 흔들어 깨우는 시인 내부의 정신을 가리키는 기호로도 해석할 수 있다. 전자의 의미를 취할 경우 풀들의 ‘흔들림’은 현실을 고통스럽게 견디려는 의식의 상태를 가리킬 것이고, 후자의 의미를 택할 경우 ‘흔들림’은 현실의 ‘바람’이 갖는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려는 시적 태도가 될 것이다. 시가 함축하고 있는 이러한 의미상의 두 축은 서로 중첩되어 해석의 공간을 넓히고 있다.
[의의와 평가]
황동규가 김수영의 무덤을 마주하고 그에 대해 추모하면서 김수영의 「풀」과 「눈」이라는 작품을 자신의 시 안으로 가져오는 것은 김수영의 정신과 태도를 자기 속에 끌어 들여 또 다른 정신적 높이를 구현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는 김수영이 지녔던 현실 인식과 의지를 되새기며 자신의 삶을 반성하는 태도라고도 할 수 있다.
특히 첫째 갈피의 마지막 연인 “뿌리 뽑힌 것들은 흔들리지 않는다.”에서 흔들린다는 것은 살아 있다는 것이고, 고통스러운 현실 속에 뿌리를 내리려는 의식의 신호임을 알 수 있다. 김수영의 시 「풀」은 여기서 더 나아가 “바람”에 대해서 훨씬 낙관적인 태도를 보여 준다. 황동규의 시가 고통 그 자체의 의미에 보다 가까이 있다면, 김수영의 시는 그것을 극복하려는 적극적인 의지에 닿아 있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