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비전승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8301266
한자 口碑傳承
영어공식명칭 Gubijeonseung|Oral Tradition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개관)
지역 강원도 영월군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남기택

[정의]

강원도 영월군 지역에서 문자가 아닌 말로 전승되어 오는 문화.

[개설]

구비전승은 문자가 없거나 문자를 사용하지 못하던 상황에서 말로 이어져 계승되는 일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구비문학을 가리키는 개념으로 통용되고 있다. 구비문학은 입에서 입으로 전하여 오는 문학으로서 여기에는 설화, 민요, 무가, 판소리, 민속극 따위가 포함된다. 구비문학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기억에 의존한 채 말로 전승되기 때문에 다양하게 변화된다. 또한, 전승의 주체인 대다수 기층 민중의 정서와 상상력을 반영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강원도 영월 지역의 구비전승 현황을 살펴보면 설화와 민요가 대표적인 양상으로 발견된다. 설화 중에서는 인물 관련 전설과 지명유래담이 주로 채록되었다. 민요 종류로는 노동요, 유희요 성격이 지배적 형태로 조사되고 있다.

[설화]

영월 지역의 설화는 내륙 분지라고 하는 지리적 환경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된다. 장소적 폐쇄성은 보수적 세계관의 전통을 형성하였고, 그에 따라 충효, 정절 등의 유교 윤리가 주제적 양상으로 부각되고 있다. 무엇보다 영월은 조선 제6대 임금 단종(端宗)이 유배되어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한 장소였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에 근거한 다양한 설화가 분포되어 있다는 점 역시 주목할 만한 특징이다. 지명유래담에서도 단종과 관련된 야사를 소재한 것이 다수 발견되며, 그 밖에 영월 고유의 지역 특징을 반영하는 이야기가 분포되어 있다.

먼저, 인물 설화로는, 단종과 관련된 전설이 다양하게 전승되고 있다. 단종이 유배에서 죽음에 이르는 과정과 단종을 따랐던 추익한, 엄흥도, 사육신 등에 대한 이야기들이 여러 곳에서 채록되었다. 단종과 충신들을 다루고 있는 설화는 「낙화암 전설」, 「복딕이를 통해 죽은 단종」, 「추충신 설화」, 「단종과 영월 엄씨」, 「단종의 시신을 수습한 영월 엄씨의 정성」, 「영월엄씨 시조 엄충신」, 「영월 엄씨가 단종 산소자리를 쓴 이유」, 「단종의 죽음과 시녀들 이야기」, 「사육신 이야기」 등이 있다. 그중에서 엄흥도로 추정되는 엄충신에 대한 설화는 영월 이외의 지역에서도 구전되고 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예컨대 「단종과 영월 엄씨」는 경기도 파주시 적성면 마지리, 「단종의 시신을 수습한 영월 엄씨의 정성」은 경상북도 영천시 대전동, 「영월엄씨 시조 엄충신」은 경상북도 문경시 산양면 위만리 등에서 채록되었다. 이상의 단종과 관련된 설화는 대개 역사적인 사실에 기반을 두고 있는데, 다른 한편으로, 오랜 기간 입에서 입으로 전하여 오는 구비전승의 특징인 적층성(積層性)을 통하여 인물의 새로운 성격을 구현하려는 특성을 보이기도 한다.

그다음으로, 영월 지역의 전설 중에서는 지명유래와 관련된 내용이 많은 비중으로 채록되고 있다. 인물 전설로서 단종에 관한 이야기가 빈번하였던 만큼 지명유래담에서도 단종과 얽힌 내용이 다수 발견된다. 「방절리 지명과 단종이 얽힌 지명유래」, 「배일치 지명유래」, 「엄씨네 이묘 이야기: 학당골, 학전리 지명 유래」 등은 단종의 유배 행적을 따르는 지명 전설의 양상이다. 그 밖의 지명유래담으로서 「하송리 지명 유래와 은행나무 이야기」, 「팔괴리 지명 유래」, 「직실, 각시골, 원골 지명 유래」, 「주천」, 「거북바위 전설」, 「영월의 삼척산」, 「금효자와 의호총」, 「아기장수 설화와 명마동 지명 유래」, 「남면 북쌍리 삼거리 묘자리 이야기」, 「고두암 전설과 정철의 예언」, 「운중암 전설」, 「범찬바위 전설」, 「숯가마 전설」, 「어라연 전설」, 「조리재의 해골」 등이 있다. 이러한 전설들은 영월 지역의 장소적 특성에 관한 집단적 경험과 기억의 산물에 해당한다. 그중에서 「하송리 지명유래와 은행나무 이야기」는 영월 이외의 지역인 강원도 양양군 현북면 어성전리에서 채록되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민요]

영월을 포함한 강원 지역은 험준한 산세와 척박한 토지 환경을 지니고 있다. 지역민들은 자연과 대립하거나 친화하면서 생존하여야 했고, 그에 따른 삶의 고난과 현실 인식은 민요의 형상화 과정 속에 투영되어 왔다. 따라서 영월 지역의 민요에서는 노동 과정의 재현 양상, 삶의 고난을 승화하려는 유희 양상이 빈번히 발견된다. 민요의 유형은 성격이나 기능에 따라서 여러 가지로 구분되는데, 영월 지역의 민요는 기능에 따라 일을 할 때 부르는 노동요와 각종 놀이에 쓰이는 유희요 등의 종류로 크게 나뉜다.

영월 지역의 노동요 양상으로는 「빨래가」, 「물레가」, 「영월정승 노래」 등이 대표적이다. 「빨래가」는 물가에서 빨래하는 꼬마의 노동 과정을 관찰자 시점에서 순차적으로 묘사한다. 일반적인 「빨래가」가 성인 여성이 주체인 반면, 영월 지역의 「빨래가」는 아이를 화자로 하는 낭만적 서사라는 성격이 주목된다. 「물레가」는 과부인 화자가 물레질 도중에 떠난 님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한다. 또한 열두 달의 풍속을 읊는 월령체 형식을 지니고 있다. 「영월정승 노래」는 길쌈할 때 부르는 노동요로서 영월정승을 소재로 한 위무의 노래가 경상북도 경주시 양북면 봉길리에서 채록되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영월 지역의 유희요로는 「영월아라리(1)」, 「영월아라리(2)」, 「영월아라리(3)」, 「영월팔경가」, 「술샘노래」, 「따불이」, 「잠자리 꽁꽁」, 「청청 맑아라」 등이 채록되고 있다. 유희요는 놀이를 하면서 놀이의 진행을 돕거나 흥을 더하기 위하여 부르는 노래의 유형인데, 영월 지역의 대표적인 가창유희요인 「영월아라리」를 보면 일종의 다기능요로서 노동 현장, 놀이 현장을 구분하지 않고 기층 민중이 일상적으로 불렀다. 영월 지역에 전승되는 「아라리」의 주제는 남녀 간의 애정, 가난한 삶, 세월의 흐름, 자연의 변화, 처지에 대한 한탄 등으로 변주되고 있다. 형태적으로는 느린 속도로 부르는 전통의 「긴아라리」 유형이며, 음역이 좁고 음 구성이 단순하다는 특징을 보인다.

그 밖에 「영월팔경가」는 영월의 대표적인 여덟 풍경을 노래하였고, 「술샘노래」주천리(酒泉里) 지명과 관련된 노래로서 신분 차별을 지양하는 민중 의식이 담겨 있다. 「따불이」는 ‘따불이’라는 민간 영웅을 모델로 삼아 따불이의 외양과 행위를 묘사하였다. 「잠자리 꽁꽁」은 아이들이 잠자리를 잡을 때 앉을 자리를 권유하며, 「청청 맑아라」는 아이들이 물을 길을 때 맑은 물을 바라고 있다. 양자는 생활상을 반영하면서도 동요 형식을 띤 가창유희요라는 공통점을 지닌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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