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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살 난 원님의 재판」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0602368
영어음역 Ilgop Sal Nan Wonnimui Jaepan
영어의미역 Trial by a Seven-year-old Magistrate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유형 작품/설화
지역 전라북도 남원시 대산면 월계리
집필자 주경미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성격 민담|지략담
주요 등장인물 원님|아이
모티프 유형 아이의 지혜|어린 원님|모를 만한데 알기

[정의]

전라북도 남원시 대산면 월계리에서 전해 내려오는, 도둑맞은 물건을 찾아 준 어린 원님 이야기.

[개설]

어린 아이의 지혜로 원님이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이야기이다. 이런 유형의 이야기는 전국적으로 널리 분포한다.

[채록/수집상황]

1979년 8월 3일 남원시 대산면 월계리에 사는 최경섭(남, 60)이 구술하고 최래옥·김준각·이태효가 채록하여, 1980년에 출간한 『한국구비문학대계』5-1에 실었다.

[내용]

옛날에 길에서 술장사를 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놋쟁반을 가지고 있었다. 당시에는 놋쟁반이 굉장히 귀해서 귀한 손님이 오면 그 상에다 술상을 차려냈다. 그런데 근처에 사는 어떤 사람이 이 물건이 욕심이 나서 몰래 훔쳤다.

놋쟁반을 잃어버린 사람은 관에 소지(訴紙)를 올렸다. 소지를 받아든 원님은 도둑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 난감했다. 무슨 단서가 있는 것도 아니고, 언제 어떻게 잃어버렸는지 정확히 알지도 못하는 터였다.

그때 원님 밑에서 일하는 이방에게 일곱 살 정도 되는 아들이 항상 동헌 뜰 밑에서 놀았는데, 놋쟁반을 잃어버린 사람의 이야기를 가만히 들어 보니 놋쟁방을 찾을 방도가 있을 것도 같았다.

아이는 원님에게 가서, 방금 놋쟁반을 잃어버렸다는 백성의 물건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고 하였다. 원님은 처음에는 믿지 않았으나 다른 방법이 없으므로, 찾는다면 어떻게 찾겠느냐 하였더니 대뜸 원님 자리를 빌려 달라고 하였다.

원님이 할 수 없이 자리를 내어주자 아이는 대뜸, “이 주변에서 술장사를 하는 모든 사람을, 젊은이 노인네 할 것 없이 다 잡아오너라.” 하고 호령을 하였다. 사령들이 나가서 술장사하는 모든 사람을 다 잡아오니, 그들을 동헌 뜰에 세워 놓고 꼼짝도 못하게 하였다. 대소변도 옷에다 싸라고 하면서 꼼짝 못하게 하였다.

어린 원님은 아무 소리 없이 사람들을 그렇게 세워 놓았다가 날이 어둑어둑해지자 그만 돌아가라고 하였다. 그러자 사람들이 앞다퉈 동헌을 빠져나가려 할 때, 준비했던 커다란 나무토막으로 동헌 마룻장을 꽝 때리면서, “쟁반 훔쳐 간 놈 누구냐? 거기 앉아라.” 하니까 한 사람이 털썩 그자리에 주저앉았다. 그렇게 해서 놋쟁반을 찾았다. 이를 본 원님은 아이를 치하하고는 “너만 알고 나만 알자.”고 약속을 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백성 하나가 또 고소를 했다. 이 사람은 멧소(주인 대신 소를 키워 주고, 나중에 이익을 반분하는 것)를 기르고 있었는데, 멧소를 먹이다가 아버지 대상(大祥)이 돌아왔다. 집이 가난하여 장 볼 도리가 없자 소 임자에게 가서 사정 이야기를 하고 소를 팔아서 아버지 대상장을 보겠노라고 하였다.

소 임자는 딱한 사정을 듣고 흔쾌히 그렇게 하라고 하였다. 그래서 멧소를 키우던 사람은 돌아온 장날에 소를 몰고 장에 팔러 나갔다. 그 사람은 소를 팔아 받은 엽전자루를 등에 지고 저물게 돌아오다가, 마을 앞 보리밭에 아무도 모르게 엽전자루를 묻어 두고 집으로 왔다.

잠을 달게 잔 후 다음날 아침 보리밭에 가보니 어제 묻어 두었던 엽전자루가 감쪽같이 사라져 버렸다. 이 사람은 어찌할 바를 몰랐다. 자기밖에 모르는 곳인데, 사정을 얘기해 봐야 모두 자기를 도둑놈으로 몰 것만 같았다. 그래서 관가로 달려온 것이었다.

이런 사정은 들은 원님은, “너 혼자 두고 온 돈이 없어졌으면 네가 찾을 일이지, 왜 관가에 왔느냐?”고 핀잔을 주었다. 그 사람은 할 수 없이 눈물을 흘리며 나갔다. 그러자 옆에서 가만히 사정을 듣고 있던 이방의 아들이, 그 돈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고 하였다.

원님이 돈을 찾을 방도를 묻자 이방의 아들은 원님 자리와 옷을 빌려 주면 찾을 수 있다고 하였다. 원님은 이번에도 할 수 없이 입은 옷을 벗어 주고 자리도 내주었다. 아이는 옷을 딱 입더니, 사령을 불러서 밖에 돈을 잃어버려 울고 있는 사람을 잡아들이라 하였다.

어린 원님은 그 사람이 잡혀 들어오자 마누라의 얼굴이 예쁘냐고 물었다. 면추(免醜)는 된다고 하자, 그를 가두라고 하였다. 그리고 그 사람의 마누라를 잡아오자, “서방질을 했으면 고이 서방질을 하지 돈보따리까지 훔치느냐?”고 물으니까, “서방질은 했지만 돈보따리는 훔치지 않았습니다.” 하고 엉겁결에 말하였다.

어린 원님은 남편이 소를 팔러 간 날 샛서방과 같이 있었느냐고 물었다. 그렇다고 하자 샛서방이 누구냐고 물었다. 누구라고 대답하자 당장 그놈을 잡아오라고 하였다. 그놈을 잡아다가 호통을 치니 과연 돈보따리를 훔쳤노라고 하였다. 그놈의 집을 뒤져 돈보따리를 찾아내고는 옥에 가두었다.

처음에 옥에 가두었던 그 사람을 불러오니 돈보따리를 보고는 너무나 반가워하였다. 돈이 정확한지 확인해 보니 한 푼도 없어지지 않고 그대로 있었다. 어린 원님은 어서 그 돈을 가지고 소 임자한테 주고, 남은 돈으로 아버지 제사를 잘 모시고 효도하라고 하였다. 문 뒤에서 어린 원님이 사건을 해결하는 것을 본 진짜 원님은 아이의 영리함을 내내 칭찬하였다.

[모티브 분석]

지략담에서 흔히 나타나는 모티브가 ‘모를 만한데 알기’ 이다. 이런 이야기들은 ‘어른보다 나은 아이의 지혜’, ‘스승보다 똑똑한 제자’, ‘세상을 보는 식견이 있는 며느리’, ‘상전보다 똑똑한 하인’ 등의 모티브로 나타난다.

「일곱 살 난 원님의 재판」은 어른보다 나은 아이의 지혜를 기본 모티브로 하고 있다. 이런 유형의 민담은 나이가 어리거나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사람한테서도 배울 것이 있음을 깨우치는 이야기로 볼 수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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