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례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8701391
한자 婚禮
영어공식명칭 Marriage
분야 생활·민속/민속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경상남도 밀양시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박양리

[정의]

경상남도 밀양 지역에서 남녀가 혼인을 할 때 치르던 의례와 절차.

[개설]

혼례는 성인이 된 남녀가 부부로 결합하는 의례이다. 개인의 통과의례인 동시에 두 집안에서 성장한 개인이 한 가족을 이룬다는 점에서 사회적 결합을 상징하는 의례이기도 하다. 특히 전통사회에서는 사회적 결합으로서 혼례를 중요하게 생각하였다. 혼례는 크게 두 영역으로 나눌 수 있는데, 하나는 혼례식만을 말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혼담이 오가기 시작하면서 발생하는 혼인과 관련된 모든 행위를 말한다. 전자는 좁은 의미의 혼례이고, 후자는 넓은 의미의 혼례가 된다. 경상남도 밀양 지역에서는 전통 혼례는 점차 줄어드는 추세이지만, 밀양향교 등을 중심으로 전통 혼례를 복원하고자 하는 움직임 또한 활발하게 보이고 있다.

[연원 및 변천]

우리의 전통적인 혼례는 고려 후기에 주자(朱子)의 『가례(家禮)』를 수용하면서 상장례제례에 국한되었던 유교적 의례의 영향을 받게 되었고, 조선시대에 접어들어 전통 혼례의 기틀이 확립되었다고 볼 수 있다. 1894년(고종 31)부터 1896년 사이에 단행되었던 갑오개혁(甲午改革) 이후 일제강점기를 거치는 근대를 경험하면서 혼례 풍속도 현저하게 변하기 시작하였다. 특히 1934년에 조선총독부에서 발표한 「의례준칙」과 해방 이후인 1969년의 「가정의례준칙」은 전통 혼례의 변화를 불러왔으며 현대에 들어서는 서양식의 신식 결혼식이 우리의 전통 혼례 방식을 압도하기에 이르렀다.

[절차]

전통적인 혼례의 절차는 크게 의혼(議婚)·대례(大禮)·후례(後禮)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

먼저, 의혼은 양가가 중매인을 통하여 서로 의사를 조절할 때부터 대례를 거행하기 이전까지의 절차를 일컫는다. 실제 관행에서는 납채(納采)·연길(涓吉)·납폐(納幣)의 단계로 이루어진다. 납채는 신랑 집에서 신부 집으로 청혼서와 신랑의 사주(四柱)를 보내는 것을 말하는데, 납채를 받은 후에는 혼인이 이루어진 것으로 인식되었다. 이후 신부 집에서 신랑 집으로 허혼서(許婚書)와 택일단자(擇日單子)를 보내는 것을 연길이라고 하며, 다시 신랑 집에서 신부 집으로 함에 담긴 예물을 보내는 절차를 납폐라고 한다. 함에 담긴 예물은 비단, 솜, 돈 등의 재물과 부귀다산을 상징하는 곡식, 고추 등이 일반적이며, 신랑의 친척 중 복이 많은 남자를 함진아비로 골라 신부 집으로 함을 가져가게 한다. 신부 쪽에서는 신부의 어머니나 여자 친척들이 모여 함을 받는 것이 관행이다.

그다음으로, 대례는 의혼의 절차를 거쳐 신랑이 신부 집으로 가서 행하는 모든 의례를 말한다. 초행(初行)과 전안례(奠雁禮)·교배례(交拜禮)·합근례(合巹禮)·신방·동상례가 여기에 포함된다. 초행은 혼례를 올리기 위해 신랑이 신부의 집으로 가는 것을 말한다. 신랑은 사모관대를 갖추어 입고 행차하며, 주로 상객(上客)이라 불리는 집안 남자 어른과 후행(後行)이라 불리는 동년배의 친척이나 친구와 함께 간다. 밀양 지역에 전승되는 「바보 상객」, 「상객의 재담」 등의 전설은 모두 상객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전안례는 신랑이 신부 집에 나무로 만든 기러기를 전달하는 의식이다. 기러기는 영원불멸한 사랑과 의리를 상징하기에 이는 신랑이 신부에게 의리를 지키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신랑이 미리 준비한 상 위에 기러기를 올리고 절을 올리면, 신부의 어머니가 치마로 기러기를 받아 들고 신부가 있는 안방에 던진다. 이때 기러기가 누우면 첫딸을 낳고, 일어서면 첫아들을 낳는다고 전한다.

교배례는 신랑과 신부가 마주 보고 절을 하는 의례이다. 촛대 둘, 소나무와 대나무 가지를 각각 꽂은 병, 밤, 대추, 쌀, 암탉과 수탉, 청실홍실 등이 올라간 대례상을 중심으로 신랑이 먼저 동쪽에 서면 신부가 나와 서쪽에 선다. 신부가 먼저 신랑에게 절하고 신랑이 이어서 신부에게 절한다. 교배례가 끝나면 신랑과 신부가 술잔을 나누는 합근례가 이어진다. 보통 세 번 잔을 나누는데, 첫째 잔은 신부가 먼저 조금 마시고 신랑에게 전하여 주어 신랑이 마신다. 둘째 잔은 반대로 신랑이 먼저 조금 마시고 신부가 이어 마신다. 셋째 잔은 각각의 잔에 술을 따르고 나서 상대방에게 전하여 바꾸어 마신다. 합근례가 끝나면 대례상 위의 밤, 대추는 신랑 옷자락에 넣어 주고, 청실홍실은 신부가 가져가며, 생쌀은 밤에 이를 가는 사람에게 좋다고 하여 구경하던 사람들이 가져가기도 한다.

이상의 절차가 모두 끝나면 신방이 차려진다. 이를 초야(初夜) 의식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신랑은 사모관대를 벗고 신부 어머니가 만들어 준 옷을 입고 신방에 들어간다. 신부의 족두리와 옷은 반드시 신랑이 풀어 주어야 한다. 이때 “신방 지킨다.”라거나 신방엿보기라 하여 가까운 친척들이 신방의 창호지를 뚫어 엿본다. 신랑이 옷자락으로 촛불을 끄면 모두 물러난다. 신방과 관련하여 밀양 지역에서는 「치맛자락 문에 끼어 소박 맞은 신부」, 「첫날밤에 죽을 뻔한 초립동이」 등의 전설이 전하여지는데 모두 초야의 중요성을 강조한 내용이다. 초야 이튿날 점심이 되면 신부 측 친척이 모여 신랑에게 어려운 질문을 하거나 몽둥이로 발바닥을 때리는 행동을 하는데, 이를 동상례(同床禮) 또는 신랑다루기라고 한다.

끝으로, 후례는 대례 이후 신부가 신랑 집으로 가려고 행하는 의식과 신랑 집에서 행하는 의례를 일컫는다. 신부가 신랑 집에 가는 것을 신행(新行) 또는 우귀(于歸)라고 한다. 보통 혼례 후 3일, 또는 1년 만에 시가로 떠나는 것이 보편적이다. 신부가 탄 가마 위에는 호랑이 가죽을 올리기도 하는데, 재액을 막는 의미를 지닌다. 시가에 도착하여 신부가 처음으로 시부모님에게 인사를 드리는 일을 현구고례(見舅姑禮) 또는 폐백(幣帛)이라고 한다. 시가에 무사히 정착한 신부가 처음으로 친정을 가는 것은 근친(覲親)이라고 한다. 전통사회에서는 신부가 근친을 무사히 다녀와야지 혼례가 완전히 끝난 것으로 보았다.

[현황]

2022년 현재 밀양 지역에서 전통 혼례는 점차 줄어드는 추세인데, 최근 들어서 전통 혼례를 복원하고자 하는 움직임도 일어나고 있다. 밀양 지역에서는 주로 지정문화재 보물인 밀양향교 명륜당(密陽鄕校明倫堂)과 경상남도 기념물인 밀양 관아지(密陽官衙址)에서 전통 혼례가 이루어지고 있다. 2019년부터 밀양시 새마을회의 주관으로 저소득 다문화가정을 위한 전통 혼례가 밀양향교에서 진행되기도 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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