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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호남 간의 달빛동맹: 대구-광주 문화교류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40000038
한자 嶺湖南 間 - 同盟 大邱 光州 文化交流
분야 정치·경제·사회/정치·행정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기획)
지역 대구광역시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박주연

[정의]

대구광역시와 광주광역시의 자매결연을 통한 영호남 상생 방안.

[개설]

대구광역시와 광주광역시의 교류 협력 체결로서, 대구광역시의 옛이름 달구벌과 광주광역시의 옛이름 빛고을의 앞 글자를 따서 ‘달빛동맹’이라 칭한다. 교류 협력 체결에 따라 대구광역시와 광주광역시 간의 교류가 확대되고 있다.

[대구와 광주의 현대판 나제동맹]

2013년 3월, 대구광역시와 광주광역시는 이른바 ‘달빛동맹’이라 불리는 공동 협력 협약을 체결하였다. 달빛동맹은 영남 지역을 주 근거지로 한 고대국가인 신라와 호남 지역을 배경으로 한 백제를 비유하여 ‘나제동맹’이라 부르기도 한다. ‘달구벌’ 대구와 ‘빛고을’ 광주의 달빛동맹은 두 도시 간의 단순한 교류에서 그치지 않고 새로운 세계관을 제시하고 있다. 그동안 대구광역시와 광주광역시는 경상도와 전라도를 대표하는 대도시이며 역사적, 정치적으로 갈등이 심했기 때문이다. 특히 정치인들이 표를 얻기 위하여 지역감정을 자극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두 도시는 쉽게 화합하기 어려운 곳으로 여겨졌다. 이런 와중에도 두 도시가 달빛동맹을 맺을 수 있었던 이유는 더 큰 위기에 맞서 함께 저항하고 연대한 역사적 경험 덕분이다. 가령 국채보상운동이나 항일학생운동 때에는 한목소리를 내어 협력했으며, 대구의 2·28민주화운동이나 광주의 5·18민주화운동처럼 현대사의 커다란 위기 앞에 전환점이 된 민주화운동을 한 경험이 있다.

대구광역시와 광주광역시의 교류 협력은 영남과 호남에 이어지던 갈등을 해소하고 양대 도시의 상생 발전을 위하여 더욱 요구되는 시점이다. 우선 2014년부터 2·28민주화운동 기념식에는 광주광역시장이 참석하고,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는 대구광역시장이 교차하여 참석하는 등 끈끈한 유대감을 보여 주고 있다. 또한 광주광역시에는 228번 버스가 다니고 대구광역시에는 518번 버스를 운행하여 달빛동맹의 결과물들을 하나둘씩 늘려가고 있다. 대구광역시의 대표적인 시민 쉼터인 달서구 두류공원에는 ‘광주 시민의 기념 숲’이 조성되어 있고, 광주광역시 북구 대상공원에는 ‘대구 시민의 기념 숲’이 조성되어 있는 것 또한 상징적이다.

2016년 1월에는 광주 5·18민주화운동 기록관과 대구 국채보상운동기념사업회가 공동으로 ‘세계기록유산 달빛 학술 토론회’를 개최하여, 광주 5·18민주화운동 기록물 유네스코 등재에 대한 경험과 지혜 등을 나누었다. 그 결과 2017년 10월 대구광역시의 국채보상운동 기록물 또한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는 쾌거를 이루었다.

달빛동맹 협약 체결 이후 대구광역시와 광주광역시의 교류는 민간으로 확대되면서 더욱 다양화되었다. 의료, 자동차, 농식품 등으로 교류 영역이 확대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를 이어오고 있으므로 광주와 대구 사이의 돈독함은 자연스러운 일이기도 하였다. 민간 자원봉사 분야에서는 대구시자원봉사센터와 광주시자원봉사센터가 2013년 10월 ‘대구·광주 자원봉사 달빛동맹 협약’을 체결하였고, 매년 상호교환 방문을 통하여 연합 봉사활동을 펼쳐왔다. 2016년 1월과 2018년 1월, 광주에 기록적인 폭설이 내리자 대구광역시에서는 제설 차량과 인력, 소금 등을 지원하여 주었다.

또한, 상대 도시의 명산인 무등산과 팔공산을 서로 방문하는 프로그램이나, 두 도시의 시립미술관에 소장된 작품들을 교환 전시하는 문화교류도 이루어졌다. 스포츠 분야에서도 교류 협력을 이어가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KBO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88고속도로 씨리즈, K리그의 대구 FC와 광주 FC의 경기를 두고 ‘달빛 더비’라고 부르는 것이 그 예이다. 또한 광주은행과 DGB대구은행이 2015년부터 달빛동맹 MOU를 맺고 상호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2020년 급속히 확산된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대구와 광주 사이의 달빛동맹은 더욱 빛났다. 먼저 2020년 2월, 광주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확진자가 발생하자 대구광역시청에서 마스크 1만 장을 지원하였다. 그 후, 대구에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틀 뒤인 2월 20일에 광주광역시청에서 가장 먼저 마스크 2만 장을 기부하였고, 28일에는 2만 장을 추가로 더 기부하였다. 심지어 광주광역시는 코로나19 발생으로 의료병상이 모자란 대구광역시를 배려하여 병상을 제공하였다. 2020년 3월 4일, 코로나 확진자들을 실은 대구광역시 구급차가 광주광역시에 있는 빛고을전남대병원에 들어섰다. 각각의 구급차에는 대구 지역 코로나19 경증 감염자 32명이 타고 있었다. 구급차가 도착한 병원에는 광주 시민들이 내건 현수막이 걸려 있어 더욱 감동을 주었다. 현수막에는 “광주와 대구는 달빛동맹을 맺은 형제입니다. 여러분의 빠른 쾌유를 기원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당시 광주에서 치료받은 대구 코로나 확진자들은 모두 완치되어 무사히 귀가하였다. 환자와 가족들은 편지와 성주참외 등의 선물을 보내며 고마움을 표현하였다. 또 광주시의사회는 달빛의료지원단을 구성하여 대구광역시를 찾는 등 형제애를 나누었다.

대구광역시에 감염병 확진자가 연일 발생하여 전국의 관심이 집중되던 2020년 3월 23일, 광주광역시는 대구 시민의 어려움을 함께 나누기 위하여 광주광역시 관계자 일행이 대구광역시청을 직접 방문하여 광주 시민들의 응원을 실은 홍삼세트 등 기부물품을 전달하였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에 처한 대구 시민을 지원하고자 광주 지역 기업, 시민 단체, 일반 시민들이 광주시자원봉사센터에 지정 기탁한 기부물품이었다. 기부물품들은 대구광역시의 취약계층에 배부되었다. 큰 위기를 함께 모면한 대구와 광주 사이의 상부상조 달빛동맹은 지금도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다.

[광주-대구 간 달빛내륙철도 건설]

열차를 타고 대구에서 광주를 오가려면 북쪽으로 올라가 오송역이나 서대전역을 이용하여 환승하여야 한다. 지도상으로 보면 서쪽으로 비스듬히 내려가면 될 것을, 위쪽으로 거대한 반원형 모양으로 돌아가는 노선으로만 열차통행이 가능한 것이다. 영호남을 대표하는 양대 도시 사이의 연결을 위하여 ‘달빛내륙철도’가 논의되는 이유이다. 사실 대구와 광주 사이의 철도 노선은 이미 일제강점기에도 존재하였으며, 폐쇄된 영호남 간 노선을 1970년대에 복구할 계획이 있었다가 무산된 바 있다. 다만 이번에는 대구와 광주를 1시간대로 연결하는 달빛내륙철도가 대통령 선거공약이었던 만큼 이번 사업에 거는 기대가 크다.

달빛내륙철도는 최고 시속 250㎞의 고속철도로, 광주~대구 간 203.7㎞ 구간을 연결하는 사업이며, 총 사업 비용 4조 8987억 원은 전액 국비로 추진 중이다. 또한 달빛내륙철도가 지나는 지방자치단체와 해당 지역 국회의원들은 2017년 7월 20일 달빛내륙철도 건설 추진협의회를 출범하고 달빛내륙철도 건설에 힘을 보태고 있다. 대구-광주 달빛내륙철도 구간은 광주광역시에서 출발하여, 전라남도 담양군, 전라북도의 순창군, 남원시, 장수군, 경상남도의 함양군, 거창시, 합천군, 경상북도의 고령군을 지나 대구광역시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를 통하여 대구광역시와 광주광역시의 대도시 간 소통뿐만 아니라 낙후된 군소 도시의 균형발전도 도모할 수 있다. 따라서 대구·광주·경북·경남·전북·전남 등 광역단체장들은 달빛내륙철도의 조속한 착공을 위하여 지방자치단체 간 실무 협의를 매년마다 진행 중이다.

대구와 광주를 잇는 달빛내륙철도는 균형있는 국가 철도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어 수도권으로의 집중을 막고 남부 경제권을 활성화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서울을 중심으로 진행되어 오던 수직적 국토개발의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하여 동서축 철도를 건설하는 차원에서도 대구~광주 달빛내륙철도의 파급효과는 클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고속화 철도를 통하여 최고 시속 250㎞로 영호남을 1시간대 생활권으로 연결하는 이번 사업은 문화·관광교류 측면의 파급효과 등에서도 대형 프로젝트가 될 전망이다. 국가균형발전과 영호남 상생을 동시에 이룰 수 있는 국책사업에 관심이 높은 이유이다.

[민과 관이 함께한 달빛동맹 교류협력사업]

대구광역시는 2015년 ‘대구·광주 달빛동맹 민관협력 추진 조례안’을 발표하였다. 제안 이유는 대구·광주 달빛동맹의 지속 발전 및 지역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공동 협력체계 구축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대구·광주의 공동협력 전략 모색 및 민간교류 활성화 추진에 기여하고자 함이다. 달빛동맹에 따른 교류 협력사업을 확정하고 추진한 대구광역시는 10대 과제, 23개 사업을 선정하였다. SOC 분야, 경제 산업 분야, 환경 생태 분야, 문화 체육 관광 분야, 일반 협력 분야 등이다. 이를 위하여 2015년 달빛동맹 민관 협의회 구성 조례를 지정하고, 각계 전문가 30명을 위원으로 선정하였다. 이 민관 협의회는 상반기에 광주, 하반기에 대구에서 열렸다.

우선 도시계획과의 과제는 도심 내 군 공항의 조기 이전 추진을 위한 국가지원 방안의 모색이며, 도로과에서는 88고속도로 조기 확장이 논의되었다. 이로써 대구-광주 직통 고속도로가 더 넓어졌는데, 1984년 대구와 광주를 잇는 88올림픽고속도로가 왕복 2차로여서 통행에 불편하였다는 점을 감안하여 31년 만인 2015년에 도로 전 구간이 왕복 4~6차선으로 확장되었고, 도로명은 광주대구고속도로로 바뀌었다. 길이는 176㎞이며, 대구광역시에서 시작하여 경상남도 함양군-전라북도 남원시 지역을 거쳐 광주광역시까지 연결한다.

첨단산업과에서는 3D 융합 산업육성을 위하여 힘쓰며, 기계에너지과에서는 동서 수소고속도로 조성 및 수소연료전지 자동차 시범운행에 나선다. 이를 위하여 광주대구고속도로에 수소 충전소를 설치·운영하기로 하였다. 또한 그린·신재생에너지 분야를 육성하여 대구광역시는 폐기물 에너지화[RDF] 사업을, 광주광역시는 신재생에너지 복합단지 조성을 각각 추진하였다. 환경정책과에서는 온실가스 감축 도시 CDM 사업을 구축하기 위하여 도시 온실가스 예측 진단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기후변화 대응 관련 우수 사례를 공유하기로 하였다.

또한 대구-광주 시민 기념 숲 조성은 공원녹지과에서 맡았다. 광주시립국극단과, 대구시립국악단은 ‘신춘향전’ 공동 제작 및 교류 공연에 나섰고, 시립예술단 교류 공연이나 레지던스프로그램 참여 작가 교류, 민간예술 단체 상호 교류 증진 및 진흥을 위한 업무 협조 체계 구축을 문화예술정책과에서 담당하였다. 관광과에서는 ‘대구·광주 달빛투어’ 상품 개발을 위한 정보 공유와 협의에 나섰고, 체육진흥과에서는 초중고등부 야구, 대학 축구, 마라톤 동호회 등을 만들기로 하였다.

정책기획관실에서는 대구-광주 연계 협력권 발전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공원녹지과에서는 무등산·팔공산 탐방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고용노동과에서는 청년 취업을 연계하고, 청소년정책관실에서는 양대 도시의 청소년들을 초청하여 역사·문화 체험 및 교류에 나섰다. 또한 인사과에서는 양 시도 간 비교 체험 결과 우수 시책을 시정에 반영하기 위한 공무원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진행하였다. 공무원교육원에서는 이를 위하여 각 2개 교육 과정을 운영하기로 하였다.

관광과에서는 민주항쟁 정신 고취를 통한 동서 화합에 나섰는데, 영·호남권 단체장 중 최초로 광주 5·18민주화운동 기념식 및 대구 2·28민주운동 기념식 때 광역시장이 교차로 참석하기로 하였다. 또한 여성가족정책관실에서는 여성단체 간 교류를 통하여 여성 관련 우수 사업을 벤치마킹하고 문화 탐방 등 교류 활성화를 추진하였다. 끝으로 문화예술정책과에서는 시민의 날 사절단을 상호 방문하게 하고 시민의 날 행사 때에 축하 사절단을 상호교차 방문하도록 하였다.

‘대구·광주 달빛동맹 민관협력 추진 조례안’으로 광주대구고속도로의 조기 확장공사, 3차원 입체영상 융합 사업, 전기자동차, 의료, 신재생에너지 등 4개 분야에 대한 협력 방안을 구체화하는 전략적 제휴를 잇달아 맺는 등 성과가 이어지고 있다.

[달빛이 밝혀줄 영·호남 상생의 길]

대구광역시와 광주광역시는 타 지역에 비하여 지리적으로 근접하여 있지만, 교류에 필요한 교통 환경이 극히 열악한 실정이다. 그러나 바꾸어 말하면 교통 환경만 개선된다면 원활한 교류가 진행될 수 있다. 대구와 광주 사이의 상생협력은 지역 균형발전 측면에서도 오랜 숙원 과제이며,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음으로써 국가 전체적으로도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는 방안이다.

이를 위하여 대구광역시와 광주광역시 사이의 내륙 연계형 발전모델을 함께 제시하고 산업, 문화 연계를 통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이러한 동·서 간의 화합은 궁극적으로 국토 균형발전을 이룩하는 모태가 된다. 또한 수도권에 의존하는 지방정부가 아니라 지방 주도의 자활 대책이 가능하며 지역 간의 순환 경제 시스템 구축을 가능하게 한다.

대구광역시와 광주광역시의 달빛동맹은 영·호남 화합의 장을 여는 상생협력 방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대구와 광주의 동행은 지방자치단체 간 협력의 모범 사례로 꼽히고 있으며, 더 나아가서는 지역주의 타파와 지방자치단체별 공동 발전을 통하여 상생하는 신 경제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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