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59001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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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平野 |
이칭/별칭 | 평지,평원 |
분야 | 지리/자연 지리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전라북도 순창군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강대균 |
[정의]
전라북도 순창군에서 해발고도가 낮고 기복이 거의 없는 평탄한 저지대의 땅.
[개설]
평야는 평지(平地)·평원(平原)이라고도 한다. 평야는 생성 원인에 따라 퇴적 평야와 구조 평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기반 암석은 부스러져 풍화층으로 바뀌고 풍화층은 각종 기구(機構)[agent]의 작용을 받아 침식, 운반된 다음 여러 가지 퇴적층을 형성한다. 여러 종류의 퇴적층 가운데 하천의 침식, 운반, 퇴적 작용으로 형성된 것을 충적층(沖積層)[alluvium]이라 부르고 충적층으로 구성된 지형을 하천 퇴적 평야 또는 충적 평야라고 한다.
충적 평야에는 선상지·범람원·삼각주가 해당하며 해안 평야나 이미 형성된 골짜기를 따라 발달한 곡저 평야, 나아가 충적 단구를 포함하기도 한다.
한국의 평야는 낙동강 하구에 발달한 삼각주를 배경으로 한 김해평야를 비롯하여 압록강 하류의 용천 평야, 대동강과 재령강 유역의 나무릿벌, 한강 하류의 김포평야, 아산만에 가까운 안성평야, 금강과 만경강, 동진강 유역의 논산평야와 익산 평야, 김제·정읍 평야, 영산강 유역의 나주평야, 수성천 하류의 청진 수성평야 등이 비교적 규모가 크다. 평야는 낮고 평탄한 지형이기 때문에 농경지는 물론 교통로와 취락으로 이용하기에 적당하다.
순창군에서도 평야는 농경에 중요한 지형이다. 평야의 대부분은 하천이 토사를 운반해 쌓아 놓은 것이 대부분이며 이 때문에 땅이 비옥하고 지면이 편평하여 주로 논으로 이용한다. 논은 하천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그 양안에 거의 연속적으로 분포하지만 중류와 상류에서는 골짜기의 너비와 더불어 분포 범위가 좁아진다. 논토양은 회흑색을 띤다. 붉은 색깔을 띠는 기반암의 풍화토로 덮인 구릉지와 완전히 색감이 다르다. 순창군에서도 구릉지는 주로 밭, 과수원, 목장, 임야 등으로 이용된다.
[순창군 평야의 특징]
순창 지역에는 평야라고 부를 만한 연속성이 높은 지형은 발달하지 않았다. 호남정맥에 인접하여 대하천인 섬진강이 흐름에도 불구하고 범람원이 넓게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순창 읍내와 복흥면, 쌍치면, 구림면 소재지에 다소 넓은 평지가 나타나는 정도이다. 섬진강 양안의 범람원과 마찬가지로 이들 읍, 면 소재지의 평지는 산지 사이를 관류하는 하곡을 따라 형성된 좁고 긴 곡저 평야에 가까워서 규모가 크지 않다. 이들은 대부분 화강암의 암석학적인 특성과 풍화 특성을 반영한다. 화강암이 심층 풍화한 후 침식을 당하고 남아 있는 저기복의 산지와 구릉지가 지형 경관을 주도하는 지질적인 배경을 보인다.
적성면과 유등면, 풍산면의 들녘은 섬진강과 지류 하천이 태극 모양으로 휘감아 돌며 인접해서 흐름에도 불구하고 기반암인 화강암과 그 풍화층이 모두 제거되지 않은 채 낮은 산지와 구릉지가 밀도 높게 남아 있다. 평야라 부를 수 있는 저지대는 이들 산지와 구릉지를 개석하며 흐르는 하천을 따라 좁고 길게 분포한다. 이러한 지형 환경은 토목 기술이 발달하지 못한 과거에는 오히려 범람을 피할 수 있으면서도 곳곳에 농경지로 개간이 가능한 땅이 많아 자급자족이 가능한 생활 공간을 제공해준 복지(福地)였다. 전통 농업 시대에는 지역 주민의 삶에 중요한 곳이 오늘날의 기준과 달리 산지 내부의 곡저 평야였다.
순창의 곡저 평야는 대체로 높은 산지와 좁은 골짜기가 상대적으로 많은 북서부의 복흥면과 쌍치면 보다 섬진강의 본류를 따라 형성된 남동부 일대에 비교적 넓은 규모로 발달하였다. 높은 서부 산지에 비해 낮은 동부 산지를 흐르는 섬진강 본류 연변에 곡저 평야가 더 넓게 형성된 것은 중생대 쥐라기에 관입한 엽리상 화강암이 순창군 남동부에 전반적으로 분포하기 때문이다. 섬진강은 순창 관내로 흘러들어와 적성면 평남리·운림리, 유등면 무수리·오교리·외이리, 풍산면 두승리·대가리 등지에 비교적 길게 범람원을 형성시켰다.
순창군 남동부에서 섬진강으로 유입하는 중요한 하천은 순창읍 소재지 인근에서 서로 합류하며 하도 연변에 곡저 평야를 발달시키는 특성을 보인다. 강천산에서 발원하는 경천은 강천제 저수지에서부터 팔덕면 소재지를 지나 몇 개의 소하천을 지류로 받아들이는데 그 하도 변에는 곡저 평야를 소규모로 형성시켰다. 서암산과 고지산 사이의 봉황산에서 발원하는 사천은 소위 ‘비산비야(非山非野)’인 금과면과 풍산면의 들녘을 지나면서 다량의 모래를 운반하며 사질 양토의 곡저 평야를 하도 변에 만들어놓았다.
임실군 덕치면과 경계인 갈재에서 발원하는 양지천은 탑리, 쌍암리, 인계면 소재지를 남북 방향으로 자르는 구조선을 따라 직선상으로 남류(南流)하여 하도 변에 곡저 평야를 형성하고 경천과 만난다. 순창군 남동부에서 순창군 소재지로 모이지 않고 독자적인 하계망을 형성하며 섬진강으로 직접 합류하는 유일한 하천은 임실군 덕치면과 경계인 갈재에서 남동쪽으로 흐르기 시작하는 심초천이다. 심초천은 인계면 동북부를 지나 적성면 남서부에서 섬진강으로 합류하며 하도 변에 아주 좁고 긴 곡저 평야를 형성시켰다.
반면에 서부 산지는 심층 풍화가 되지 않은 변성 퇴적암 지대를 끼고 있어 골짜기가 상대적으로 넓지 못하다. 변성 퇴적암인 편마암은 표층에서 0.5~2m 두께로 깊지 않게 풍화하는 특성을 보인다. 편마암은 수분이 암석 내부로 침투하기 어려운 셰일의 변성 작용으로 형성되었다. 편마암은 수직 방향보다 수평 방향으로 수분이 통과하기 쉬운 암석의 특성을 반영하며 풍화 받는다. 편마암 분포지에서 넓은 골짜기는 화강암의 분포지 같은 충적층이 아니다. 복흥면과 쌍치면이 자리잡은 순창군 북서부의 저지대는 기반암인 편마암의 암석학적인 특성과 풍화 특성을 반영하여 남동부의 저지대보다 더 좁고 하천을 따라 길게 형성되어 있을 뿐이다.
순창군 북서부에서 가장 중요한 하천은 내장산의 신선봉과 상왕봉 사이의 소죽엄재에서 발원하는 추령천이다. 추령천은 순창군 남동부의 중요 하천과 달리 순창군 관내에서 섬진강으로 유입하지 않고 관내를 벗어나 정읍시 산내면의 옥정호로 직접 흘러든다. 추령천은 복흥면의 대가제 저수지에서부터 반월리, 복흥면 소재지 등지까지 남동 방향의 구조선을 따라 직선상으로 흐르며 비교적 넓은 곡저 평야를 형성하고 동쪽 내지 동북 방향으로 곡류하여 쌍치면으로 접어든다. 쌍치면으로 흘러든 추령천은 개운치에서 발원하는 소하천과 옥촉봉 동사면에서 발원하는 학선천을 받아들이며 쌍치면 소재지를 지나 옥정호에 유입한다. 쌍치면을 지나는 동안에 추령천의 하도변에 형성된 곡저 평야는 상류인 복흥면의 곡저 평야에 비해 넓지 못하다.
구림면의 곡저 평야는 순창군 남동부의 평야와 북서부의 평야의 중간에 위치한다. 구림면의 밤재에서 발원하는 구림천은 상류에서는 치천으로 불리는데 추령천과 마찬가지로 순창군 관내를 벗어나 섬진강 본류로 직접 합류한다. 구림천 하도변의 곡저 평야는 쌍치면의 경우와 같이 폭이 넓지 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