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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지치고 피곤한 이들이 찾는 곳은 어디일까? 어떤 이는 한 잔의 술로 삶의 시름과 현실의 고통을 잊으려 술집으로 향하고, 혹 어떤 이는 현재의 삶터를 떠나 먼 곳으로 여행을 가기도 한다. 고국을 떠나 원곡동에서 살고 있는 외국인 이주 노동자들이 고달픈 현실과 삶에 지친 각자의 영혼을 정화하는 곳을 어딜까? 바로 교회, 성당, 절, 이슬람사원 등이 그곳이다. 원곡동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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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곡동을 평일 낮에 돌다보면 외국인보다는 오히려 내국인을 더 많이 볼 수 있다. 그들 중에는 원곡동 주민도 많으나, 낮 시간의 대부분을 직장이 있는 원곡동에서 보내고 밤이 되면 사는 곳으로 퇴근하는 사람도 많다. 출퇴근을 하는 사람들은 원곡동 국경없는 마을 안에 있는 상가나 금융 기관, 관공서, 식당, 봉사 기관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원래 원곡동에 거주했지만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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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흔히 듣는 명칭 중의 하나가 ‘정보화 마을’, ‘청정 마을’ 등의 ‘00 마을’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원곡동 국경없는 마을은 국제화 마을일까? 사실 국경없는 마을은 국제화마을이란 명칭보다는 다문화 마을이라는 명칭이 더 적합하지만, 다문화라는 명칭은 우리 주위에서 흔히 듣기도 하고, 다민족·다국가라는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서 다문화·국제화 마을로 부르는 것이 더 적합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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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살[일명 돌살 또는 돌발]이란 어구(漁具)가 있다. 독살은 함정어구로 우리나라 남해안이나 서해안에서 지금도 발견되는데, 돌로 담을 쌓아 밀물 때 고기가 들어와 썰물 때 미처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고안된 어업 도구이다. 원곡동에 사는 많은 사람의 생을 이런 맥락에서 바라볼 수 있을까? 한창 경기가 좋을 때 원곡동으로 이사하거나 이주해 와 부지런히 살다가, 적당한 시기가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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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서 살든 인간은 생존을 위해서 무엇인가를 먹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음식이야말로 어떤 문화나 지역을 이해하는 데 가장 중요하면서도 매력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주라는 인간의 이동은 사람만의 이동은 아니다. 사람이 움직이면 그 사람의 음식도 따라서 움직이고 결국 그 사람의 문화가 움직인다. 그래서 사람이 있으면 음식이 있어야 하고, 곧 음식점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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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월공단과 시화공단이 들어서 있는 안산시는 다른 말로 이주민의 도시이다. 대규모 공단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넓은 공간이 필요했고, 이는 그 공간 위에 터를 잡고 살던 사람들의 이주를 전제로 하였다. 지금의 원곡동 역시 반월공단 조성 때 원주민을 수용할 이주 단지로서 조성된 지역이었다. 당시 원주민 이주 단지로 반월 신도시의 주거 지역 내에 7개소가 마련되었고,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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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없는 마을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느끼는 첫 이미지는 이국적이라는 점이다. 특히 안산역 앞 지하고가에서 원곡본동주민센터에 이르는 국경없는 거리를 지나거나, 외환은행에서 원곡공원으로 난 원본1길을 걷다보면 이곳은 ‘한국이 아니다’라는 착각에 빠질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영화 촬영장처럼도 보인다. 주변에 걸어 다니는 사람들이 그렇고, 양옆 거리에 들어선 가게의 간판이 그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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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없는 마을은 한국에서 외국인 밀집도가 가장 높은 곳이다. 당연하게 마을에서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상점들을 만날 수 있다. 상점의 주 고객은 외국인 노동자들이지만 간혹 한국인도 눈에 띈다. 상점에는 국산품도 있지만 외국에 나가야 보거나 살 수 있는 이국적인 물건들이 많다. 그래서인지 사지는 않지만, 호기심에 들려 구경만 하는 이도 많고, 우연히 사용해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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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호기심의 동물이다. 그래서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을 떠나면 으레 큰 불편이 따른다는 것을 알면서도 끊임없이 생소한 곳으로 가보려고 한다. 원곡동을 거닐다 보면, 마을 주민에게는 친근하고 편리한 곳이지만, 외지인들이 보면 생소한 곳들을 만나곤 한다. 원곡동에는 은행이 아주 많다. 좁은 동네에 외환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기업은행, 농협지점이 있고, 신협과 새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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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들은 세계 각지에 자기들만의 지역을 구축했다. 흔히 ‘차이나타운’이라고 불리는 곳이다. 2008년 기준으로 대한민국에 들어온 외국 이주민의 수를 백만 명으로 추산하는데, 그중 중국계가 44만 명으로 거의 반수를 차지하고 있다. 원곡동을 안산의 차이나타운으로 한정하는 것은 여러 모로 무리이다. 그러나 원곡동 다문화의 중심에는 바로 중국 문화가 있다. 가장 많은 외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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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는 사람에 따라 ‘원곡동 외국인 마을’, ‘원곡동 이주민 단지’, ‘원곡본동 외국인 주민단지’ 등으로 다양하게 불리는 ‘국경없는 마을’은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원곡동에 있다. 안산 지역 사람들은 이곳을 ‘원곡동 이주민 단지’로 즐겨 부르고, 외지 사람들은 ‘원곡동’ 또는 ‘안산 국경없는 마을’이라고도 한다. 외국인들의 경우 ‘원곡동’ 또는 ‘안산’ 하면, 원곡동 국경없는 마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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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곡동은 상점과 주택이 혼재되어 있는 지역이다. 마을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상가와 주택가의 배치가 익숙하여 그 나름의 기준과 질서가 있어 혼란스러워 보이지 않지만, 마을을 방문하는 외지인들에게는 마을 곳곳에 산재한 문화의 다양성만큼이나 무질서하게 보인다. 현란한 네온사인이 반짝이는 상점 바로 옆에 수십 가구가 사는 다가구 주택들이 위치한다. 주택들이 이어지는 끝 지점에 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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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마을이든 마을에서 만나는 사람은 마을 사람이거나 방문자이거나 둘 중 하나이다. 원곡동에서 만나는 많은 사람도 거주자와 방문자로 나뉜다. 거주자들에게 마을에서의 시간은 연속적이지만, 방문자들에게는 마을에서의 시간이 분절적일 수밖에 없다. 마을 사람에게 마을은 객체가 아닌 생활 세계의 중요한 부분이지만, 방문객에게 마을은 생활 세계라기보다는 호기심 가득한 하나의 관찰 대상으로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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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사는 곳에서는 어떤 형태가 되었든지 축제가 열린다. 기쁨이 없는 인생이 불행하듯, 축제가 없는 인간 공동체는 황폐하다. 축제란 흔히들 예술적 요소가 포함된 제의를 일컫는다고 설명한다. 축제는 애초 성스러운 종교적 제의에서 출발했으나, 점차적으로 종교적 성격을 가진 축제보다는 근래에는 유희성이 강조되고 부각되는 축제가 많아지고 있다. 보통 산업화와 세속주의가 축제가 지닌 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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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의 시작은 언제일까? 자정을 넘어서라는 답변은 정답은 아니다. 아마도 하루의 시작은 어둠이 가시는 때부터이리라. 우리는 흔히 닭울음 소리가 들리고, 새 아침을 준비하려 잠에서 깨어 이불 속을 나서는 부모님의 모습에서 하루의 시작을 상상한다. 그러나 도시의 하루는 그러한 상상을 무색하게 한다. 전기[제품]의 발명으로 24시간 빛이 환하고, 그 불빛 아래에서 야간 노동을 자주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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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신흥 도시 대부분이 그렇듯, 안산시에서 전통 시대의 모습을 간직한 곳은 드물다. 특히 산천을 전부 밀어 평지로 만들어 그 위에 공장을 짓고 근로자와 그 가족들이 살 주택과 상점을 지은 반월공단 주위로 전통을 간직한 마을을 찾는 것은 더욱 힘들다. 지금의 국경없는 마을에서 거주하는 사람 중에 태생지가 이 마을인 경우는 거의 없다. 간혹 있다면 1979년 지금의 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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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곡동에 제일 많이 거주하는 민족은 어느 민족일까? 답은 바로 한민족(韓民族)이다. 그 한민족도 세분해 보면, 국내 출신의 한민족도 많지만, 중국에서 온 조선족 동포도 많이 산다. 원곡동은 얼핏 보면 동남아시아 국가 출신의 외국인이 많이 사는 것으로 착각할 수 있으나, 외양으로는 구분이 쉽게 되지 않아서 그렇지 실제로는 외국인 이주 노동자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