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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길 속에 몸을 던져 하회탈을 구해 낸 정성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24A030201
지역 경상북도 안동시 풍천면 하회리
시대 근대/일제 강점기
집필자 임재해

개화기까지 하회탈은 마을 동사(洞舍)에 보관되어 있었는데. 일제강점기 이 동사가 불에 타서 이제는 그 터만 남고 동사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그러나 동사에 보관했던 하회탈은 지금껏 무사하다. 그 때는 하회탈이 국보로 지정되기 이전이었다. 국가에서 하회탈에 대한 아무런 가치 부여도 하지 않은 상태였으나 동사가 불길에 휩싸이자 ‘탈을 태워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누군가 동사로 뛰어 들어가 하회탈을 담은 나무상자를 들고 나왔다. 서낭신을 믿고 섬기는 주민들의 신앙심이 불길에 휩싸인 동사로 들어가서 하회탈을 구해 오도록 한 것이다.

그리하여 동사는 몽땅 타버렸지만 하회탈은 고스란히 남아서 자랑스러운 문화유산 구실을 하며, 1964년에 국보로 지정되었다.

이 탈을 근거로 하회 별신굿 탈놀이도 복원되어 1980년 중요무형문화재 제69호로 지정되어 지금에 이른다.

2008년 국보 제1호로 지정된 숭례문이 최첨단 무인카메라와 대단한 장비를 갖춘 소방시설이 무색하게 화마에 휩싸여 사라지고 말았다. 이 사건은 역설적으로 불길 속에 몸을 던져 하회탈을 구해 낸 정성을 돋보이게 한다. 결국 국보 하회탈을 수백 년 동안 지켜온 것은 무인카메라의 경보시스템도 아니고 박물관의 울타리도 아니며, 대단한 장비를 갖춘 소방시설도 아니었다. 하회탈을 한갓 가면으로 생각한 것이 아니라 마을의 서낭신을 상징하는 신령한 존재로 여긴 까닭에, 이러한 믿음의 문화가 하회탈을 불 속에서 구해 낸 것이라 하겠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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