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성주 지역에 거주한 여말선초의 문신.

[가계]

본관은 청주(淸州). 자는 수부(壽夫), 호는 난파(蘭坡) 혹은 난파거사(蘭坡居士). 아버지는 문간공(文簡公) 이정(李挺)이다. 시호(諡號)는 공절(恭節)이다.

[활동 사항]

이거인(李居仁)[?~1402]은 성주에서 살았다. 포은(圃隱) 정몽주(鄭夢周)[1337~1392]·목은(牧隱) 이색(李穡)[1328~1396]·도은(陶隱) 이숭인(李崇仁)[1347~1392]과 교유하였다. 우왕(禑王) 초에 밀직부사(密直副使)를 지내고, 1382년(우왕 8) 경상도 도순문사로 왜구를 소탕하였다. 1388년(우왕 14) 1월에 최영(崔瑩)[1316~1388]과 이성계(李成桂)[1335~1408]가 힘을 합하여 집권하던 임견미(林堅味)[?~1388] 정권을 무너뜨렸다. 이때 이거인은 지문하(知門下)로 상만호(上萬戶)가 되어 임견미 사건을 맡아서 처리하였다.

1389년(공양왕 1) 문하평리(門下評理)로 재직 시에는 김저(金佇)[?~1389]의 옥사에 연루되어 유배되었다. 이 사건은 급진 개혁파가 온건 개혁파를 공격한 정치성 짙은 사건이다. 1391년(공양왕 3) 경상도관찰사로 다시 등용되었다. 이듬해 조선이 건국되자 삼사좌사(三司左使)로 진위사(陳慰使)가 되어 명나라에 다녀왔다. 1399년(정종 1) 조박(趙璞) 살해 음모에 연루되어 청주에 유배되고, 이듬해 판삼사사(判三司事)로 벼슬에서 은퇴하였다.

[학문과 저술]

이거인의 학문과 사상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자료는 전해지지 않는다. 다만 교류한 인물들로 보아서 고려 말 온건 개혁파에 속한 이색 및 이색의 제자 집단과 생각을 공유한 것으로 보인다. 『삼봉집(三峯集)』에는 삼봉(三峯) 정도전(鄭道傳)[1342~1398]이 지은 「제난파사영축말(題蘭坡四詠軸末)」이 나온다. 정도전이 이거인의 서재에 가니 오직 거문고와 서적만 책상에 있었고, 곁에 조그마한 송(松)·죽(竹)·매(梅)·난(蘭)을 담은 분(盆)이 있었다는 내용이다. 정도전이 이거인을 존경하는 마음을 보여 준다. 양촌(陽村) 권근(權近)[1352~1409]은 『양촌선생문집(陽村先生文集)』 제22권 「서난파선생시권후(書蘭坡先生詩卷後)」에서 이거인이 아버지의 친구라고 말하면서 이거인의 행동거지와 풍모를 말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