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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과 감천 이야기」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0602381
한자 至誠-感天-
영어음역 Jiseonggwa Gamcheon Iyagi
영어의미역 Tale of Absolute Sincerity That Moved Heaven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유형 작품/설화
지역 전라북도 남원시 덕과면 사율리
집필자 주경미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성격 민담|우애담|교훈담|우행담
주요 등장인물 지성이|감천이|박정승 딸|박정승|김정승
모티프 유형 형제의 우애|횡재|중국 사신의 조공 요구

[정의]

전라북도 남원시 덕과면 사율리에서 전해 내려오는, 형제가 서로 도와 정승 딸과 혼인을 한 이야기.

[개설]

불구의 몸을 가진 형제가 서로 돕고 욕심을 부리지 않아 얻게 된 금덩어리로 중국의 조공에 시달리는 나라를 구하고, 이를 계기로 정승의 딸과 혼인을 하게 되었으며, 그 소식에 너무나 기쁜 나머지 봉사였던 눈이 떠지고, 앉은뱅이였던 다리가 펴지는 기적이 일어났다는 이야기이다. 가족담이면서 교훈담 중 우애담에 속하고, 우연한 횡재를 다루었다는 점에서 우행담(偶幸譚)에 속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채록/수집상황]

1979년 8월 3일 전라북도 남원시 덕과면 사율리에서 최래옥과 이강철이 채록하여, 1980년 한국정신문화연구원에서 발간한 『한국구비문학대계』5-1에 수록하였다. 제보자는 이종호(남, 49세)이다.

[내용]

옛날에 지성이와 감천이가 살았는데, 형인 지성이는 봉사(장님)이고 동생인 감천이는 앉은뱅이였다. 그래서 지성이가 감천이를 업고 감천이가 이르는 곳으로 다녔다. 어느 날 서울에서 과거를 본다는 소문을 듣고 형제는 서울로 올라가기로 하였다. 길을 가다 보니 목이 말라 물을 찾았다.

산길을 가다가 샘을 발견하고 물을 먹으려고 보니까 커다란 금덩어리가 눈에 들어왔다. 감천이가 생각하기를 ‘이것이 두 개 같으면 우리 것인데, 한 개인 것을 보니 우리 것이 아니다’고 생각하고는 형에게 말했다. 형도 역시 우리 것이 아닌가 보다고 했다.

물을 마시고 나무 그늘을 찾아서 쉬고 있는데 논에 다녀오던 한 영감을 보았다. 감천이가 “아저씨는 복이 있는가 보다, 우리가 저기 가서 물을 먹는데, 그 옆에 황금 덩어리가 큰 것이 하나 있는데, 그것이 두 개가 아니라 하나인 것을 보니 우리 것은 아닌 것 같고, 아마 아저씨 것인가 보다.”고 했다.

영감은 부리나케 샘이 있는 곳으로 갔다. 그런데 황금 덩어리는 보이지 않고 황구렁이만 보였다. 화가 머리끝까지 난 영감은 지성이와 감천이가 있는 곳으로 와서 거짓말을 했다는 이유로 형제를 마구 때렸다.

감천이는 두들겨 맞은 후에 이상하다 싶어 샘으로 다시 가보았다. 그리고 두들겨 맞은 분풀이로 황구렁이를 삽으로 내리찍었다. 그러자 이게 쩍 갈라지는데 보니까 틀림없이 금덩어리였다. ‘이제 두 개로 갈라졌으니 우리 것이 맞는가 보다’ 생각한 지성이와 감천이는 금덩어리를 남루한 옷에 싼 후 다시 서울로 길을 재촉했다.

서울 장안에 도착하니 중국 사신이 우리나라에 열두 냥 되는 금덩어리를 조공하라고 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금덩어리를 조공하지 못하면 조선을 망하게 할 것이라고 했다. 조정에서는 금덩어리를 구할 방도를 찾지 못해 골머리를 앓았다. 좌의정 박정승과 우의정 김정승은 금덩어리를 구할 방도를 찾지 못해 죽을 날만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박정승의 딸 꿈에 한 노인이 나타나, “내일 해가 지기 전에 이 집에 어떤 문객이 찾아올 것이니, 어떤 누추한 문객이라도 거절하지 말고 후히 대접한 후 그 사람을 배필로 삼으면 해결책이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다음날 해지기 전에 정말 박정승의 집에 문객이 찾아왔다.

박정승 딸이 반가워서 손수 문밖에 나가 보니 앉은뱅이와 눈 먼 봉사가 와 있었다. 지성이와 감천이 형제였다. 정승 딸은 이들을 방으로 모시고 깨끗하게 씻긴 후 좋은 옷도 입히고 먹을 것도 푸짐히 하여 대접했다. 때마침 김정승 딸이 박정승의 집에 놀러왔다. 둘은 친구 사이로 서로 가까이 지내며 오고가고 했다.

박정승 딸은 김정승 딸에게, “우리가 부모를 살리는 동기로 생각하고, 아무리 보기 싫고 불구자라고 해도 부모를 살릴 수 있다면 이들을 도와줄 수 있지 않겠느냐?”며 어젯밤 꿈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오늘 찾아온 문객을 자기가 방에 숨겨 두었다고 했다. 김정승 딸은 부모를 살리는 일인데 무엇을 못하겠느냐고 했다.

다음날 박정승 딸은 방에 혼자 앉아서 큰 걱정을 했다. 이 걱정을 들은 지성이와 감천이가 무슨 걱정을 그렇게 하느냐고 물어 보자, 당신들은 알 것이 없다고 했다. 우리가 무슨 도움이 될지도 모르니 얘기해 보라고 하자 박정승 딸은 중국 사신이 열두 냥 금덩어리를 가져오지 않으면 조선을 망하게 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했다. 지성이와 감천이는 뭐 그런 것을 가지고 걱정을 하느냐고 했다. 박정승 딸은 열두 냥이면 우리나라를 살리고 아버지 목숨도 살릴 것이라고 했다.

지성이는 감천이를 업고 밖으로 나갔다. 사실 어떻게 될지 몰라서 정승집에 들어오기 전에 금덩어리를 담장 밑에 묻어 두었던 것이다. 지성이와 감천이는 금덩어리 자루를 들고 와서 박정승 딸에게 주었다. 중국 사신이 금덩어리를 조공하라고 했던 것은 실제로 금덩어리가 필요해서가 아니라 조선을 없애 버리려고 음모를 꾸몄던 것이다.

박정승은 딸이 건네 준 금덩어리를 중국 사신에게 주었다. 조선을 구한 것이다. 박정승은 감탄을 하며, 이것을 준 사람이 누구냐고 딸에게 물었다. 딸은 꿈 이야기며, 그 동안 있었던 일을 아버지에게 말했다. 박정승은 당장 그들을 보고 싶다고 하였다. 딸은 숨겨 두었던 지성이와 감천이를 불러들였다. 박정승은 지성이와 감천이에게 고맙다고 하며, 이 은공을 어떻게 갚느냐고 하였다. 박정승은 김정승과 상의를 하여 지성이와 감천이를 각각 사위삼기로 하였다.

이 말을 들은 지성이가 감격하여, “아이구, 내 각시!, 어디 좀 보자!”고 눈을 치켜 뜨며 얼굴을 들이미는 순간 눈이 딱 떠졌다. 봉사이던 지성이가 눈을 뜬 것이다. 감천이도 그 소리를 듣고 얼마나 좋았던지 몸을 펄쩍 일으켜 세우자 다리가 쭉 펴졌다. 앉은뱅이였던 감천이도 다리가 펴져서 제대로 설 수 있게 된 것이다.

봉사였던 지성이가 눈을 뜨고 앉은뱅이였던 감천이가 다시 설 수 있게 되자 두 형제의 용모는 훤칠하였다. 김정승과 박정승의 딸들과 결혼한 이들은 이후 오래도록 행복하게 살았다.

[모티브 분석]

「지성과 감천 이야기」의 기본 모티브는 ’횡재’이다. 이 이야기에서 뜻밖의 횡재는 두 번 나타난다. 즉 우연히 얻게 된 황금 덩어리가 그 첫째요, 황금 덩어리로 나라를 구하게 되어 정승 딸과 혼인하게 되는 것이 그 둘째다. 그러나 이들의 우연한 횡재는 우연하게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그 밑바탕에는 형제애가 자리하고 있다. 불구의 몸이지만 서로를 도우며 욕심을 부리지 않는 성품에서 비롯된, 일종의 응보(應報)의 성격으로 볼 수 있다.

중국 사신이 와서 터무니없는 조공을 요구하는 모티브도 전국적으로 여러 설화에서 등장한다. 그런데 대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나라의 벼슬아치들이 아니라 어른보다 더 지혜로운 아이나 보잘것없는 사람, 하층민 등이다. 이는 벼슬아치들이 나라를 운영해 가는 것이 사실은 지혜로운 아이만도 못하다고 여기는 민간의 의식을 반영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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