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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비 전승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8100050
한자 口碑 傳承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개관)
지역 경상북도 경산시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박은정

[정의]

경상북도 경산시에서 말로 전승되는 문화, 지식, 문학의 총칭.

[개설]

구비전승(口碑傳承)은 말로 전해 내려오는 문화, 지식, 문학 등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문자 생활이 보편화된 현대에도 구비전승은 명맥을 유지하며 민중들의 희로애락을 전하고 있다. 구비전승에는 설화, 민요, 무가, 판소리, 민속극, 속담, 수수께끼 등이 포함된다. 이 중에서 지역을 막론하고 가장 풍부하게 전승되는 것은 설화와 민요이다. 경산 지역에도 다양한 설화와 민요가 전승되고 있으며, 무가, 판소리, 민속극, 속담, 수수께끼 등에 대한 채록 자료는 많지 않다.

[설화]

설화는 일반적으로 신화, 전설, 민담으로 구분하는데, 경산 지역에 전승되는 자료는 대부분 전설과 민담이다. 전설은 경산 지역과 관련 있는 인물 전설, 지명 유래 전설, 사물 전설 등 지역적 전설이 많으며, 전국적으로 분포하는 전국적 전설의 변이형도 다수 전한다. 지역 인물에 대한 전설로는 기지를 발휘해 왜적을 물리치고 지금까지 지역민들에게 수호신적인 존재로 추앙받는 한장군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는 「한장군 전설」, 삼성현 중 한 명인 원효와 의상대사의 법력 대결을 다룬 「팔공산의 두 큰 스님」 등이 있다. 전국적 분포를 보이는 인물 전설로는 숙종대왕, 박문수, 강감찬, 황희 정승과 관련된 것들이 전한다. 「금주령과 숙종대왕」에서는 선한 백성을 도우려는 숙종대왕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어리석은 박문수」에서는 암행어사 박문수의 무지를 깨우친 내용을 담고 있다. 「여우의 아들, 강감철」은 강감찬이 여우의 아들로 태어났고 큰 인물이 되기 위해 일부러 손님마마를 불러 곰보가 되었다는 내용을 통해 귀주대첩을 승리로 이끈 강감찬이라는 인물에 신성성을 부여하고 있다.

경산 지역의 지명 유래를 알려주는 전설로는 피난길에 버림받은 딸아이의 슬픔을 담고 있는 「울명 고개」, 나쁜 친구의 악행으로 비명횡사한 남편을 기다리다 까마귀가 되어 떠도는 아내의 애달픈 사연이 서린 「비오재」, 그 밖에 「도막샘」, 「도천산」, 「구룡산과 구룡정」, 「북더샘에 관한 전설」, 「오목천의 이름 유래」, 「부적리 마이지」 등이 있다. 경산의 남매지는 산책로 조성, 음악 분수 설치 등을 통해 지역민들의 휴식 명소가 되고 있는 곳이다. 남매지의 유래에 대해서 서로 다른 두세 가지 이야기가 전하고 있으며, 남매지의 수호신에 대해서 그리고 남매지를 이용한 사기꾼의 행각에 대해서도 전설이 전한다. 「남매지의 유래」, 「죽음을 부른 남매지의 가물치」, 「꾀 많은 전우식」 등이 그 예이다. 또한 경산에는 팔공산 갓바위를 비롯해 유명한 거석 유적들이 많이 분포하고 있는데, 이 때문인지 자연물 중 바위와 관련된 사물 전설이 유독 많이 전해지고 있다. 경산의 명물인 팔공산 갓바위에 대한 전설인 「팔공산 갓바위」를 비롯하여 「대학리 칠성바위」, 「사동 바래미 삼형제 바위」, 「선의산 암바위」, 「환성사 거북바위」 등이 그 예이다.

전국적인 분포를 보이는 설화로는 ‘아기장수 전설’ 계열인 「아기장수와 용마바위」, 「북더샘에 대한 전설」, 탐욕스러운 부자에 대한 징벌을 다루고 있어 ‘장자못 전설’의 변이형이라 할 수 있는 것으로 「대종리 세나벌의 전설」, 「내동 오씨 부자의 몰락」 등이 있다. 왜적이나 명나라 장수 이여송이 우리나라 명산의 혈을 끊는 이야기로 「혈이 끊긴 금박산」, 「도천산」, 「혈이 끊긴 배미재」 등이 전승되고 있다.

내용적으로 볼 때 경산 지역 설화의 가장 큰 특징은 유교적 가치관을 충실하게 드러낸다는 점이다. 경산은 경산향교를 비롯하여 금호서원, 백곡서원 등의 서원과 동산서당, 산천재, 문암재와 같은 서당 등 수많은 유교 교육 기관을 오늘날까지 잘 보존하고 있는 지역이다. 예로부터 유교적 전통을 소중하게 여겼기에 설화도 삼강오륜, 효자, 효부, 불효자 등과 관련된 내용이 다양하게 전승된다. 「홍시 구한 효자」, 「동서리 윤 효자」, 「부호리 신 효자」, 「한겨울에 딸기 구해 온 효자」, 「눈먼 시모를 지렁이로 봉양하고 망한 김부자네」, 「죽은 아이와 노모를 함께 묻은 불효자」 등이 그 예이다. 효도를 다한 이는 복을 받고 불효를 저지른 자는 벌을 받음으로써 권선징악적 사고를 보여준다. 점복, 발복 등 민간 신앙적 사고를 보여주는 설화로 「하양 가무실 김씨네 묘터 구한 이야기」, 「뒤바뀐 명당」, 「명당도 미발복」, 「미발복한 호은」 등도 전승되고 있다.

또한 경산은 설총, 일연, 원효 삼성현의 고장으로 지역민들의 불교적 가치관과 불교에 대한 경외심 등이 설화를 통해 드러나고 있다. 「전영동」, 「성암산 산신」과 같은 설화는 불교적 가치관인 윤회관을 잘 나타내고 있으며, 「팔공산의 두 큰 스님」, 「팔공산 갓바위」, 「불굴사 돌거북」과 같은 설화에서는 불교에 대한 지역민들의 경외심을 엿볼 수 있다.

경산 지역에도 민담이 다양하게 전승되고 있는데 지역과의 연관성을 가진 것들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들도 있다. 힘이 센 장사들의 이야기를 다룬 「장군들의 힘겨루기와 의기심」, 지혜로운 인물로 아들, 여인, 형제 등이 등장하는 「아들의 지혜」, 「삼형제의 지혜」, 「왕비의 꿈이 여염집 부인으로」 등이 있다. 호랑이, 토끼 등 동물과 관련된 민담으로 「범과 사람의 의형제」, 「정신만 차리면 호랑이에게 물려가지 않는다」, 「토끼 꼬리가 짧은 이유」 등도 전하고 있다.

[민요]

민요는 전통 사회의 생활양식 속에서 자생하여 민중이 즐겨 부르는 과정을 통하여 전승되는 노래이다. 자연스럽게 민중들의 삶의 모습과 애환, 바람 등을 담고 있다. 민요는 크게 기능요, 비기능요로 나눌 수 있고 기능요는 다시 노동요, 의식요, 유희요로 구분된다. 비기능요는 「아리랑」 같은 것들인데 경산시에 특별하게 전하는 「아리랑」 종류의 민요는 없다.

노동요는 노동 현장에서 일의 보조를 맞추기 위해 부르는 것이다. 경산시에 지금은 공단이 많이 조성되었지만 경산은 예전부터 주로 농사를 짓던 지역이었고 여전히 농업이 성한 지역이다. 그래서 농경 생활과 관련된 노동요가 많이 전승되고 있다. 농업과 관련된 노동요는 「모 찌는 소리」, 「모심기 노래」, 「논매기 노래」, 「방아 타령」, 「보리타작 노래」, 「보 막기 노래」 등이 있다. 노동요 중에 여성의 노동과 관련된 것들도 상당수 전하는데 「길쌈 노래」, 「시집살이 노래」, 「물레 노래」, 「베틀 노래」, 「다디미질 소리」 등이 그 예이다. 전통 시대 여성들의 삶이란 하루 온종일 집안일을 하고 밤이 되어도 쉬지 못하는 고단함의 연속이었다. 그러다 보니 오랜 시간 지속되는 일의 지루함을 덜기 위해 부르게 된 「길쌈 노래」 등은 당연히 길게 이어지게 마련이고, 다른 어떤 노래보다 여성 생활을 자세하게 나타낸다.

의식요는 의식을 진행하면서 의식의 일부로 부르는 것으로 세시 의식요, 장례 의식요 등이 있다. 경산 지역의 세시 의식요로 「지신밟기 노래」, 장례 의식요로 「상여소리」, 「상사소리」 등이 전승되고 있다. 유희요는 여러 사람이 놀이를 진행시키기 위해 부르는 것인데, 경산 지역에는 특히 유희요가 많이 전하고 있다. 「노루 노래」, 「댕기타령」, 「백발 노래」, 「언문 뒤풀이」, 「징검이 타령」, 「담배 얻어 피우기」, 「세월 가는 노래」, 「권효의 노래」, 「길일양신 화전가」 등이 유희요에 해당한다. 「댕기 타령」은 처녀의 댕기를 주운 총각이 구혼하는 내용을 담고 있고, 「울도 담도 없는 집에」는 「진주난봉가」의 변이형이라 할 수 있다. 동요도 유희요에 포함될 수 있는데, 다리 세기 노래의 한 종류인 「이거리 저거리」, 끝말 이어 가기 노래인 「말 꼬리 따기」, 소꿉놀이 노래인 「소꿉놀이-올푼아 졸푼아 비 짜라」 등 지역과 무관하게 전승되는 전래 동요들도 경산 지역에 전해지고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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