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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기와 복숭아집 딸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16B030204
지역 경기도 부천시 오정구 작동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조택희

“복숭아밭을 크게 하던 집의 딸이 있었는데 굉장히 예뻤어. 여학생이 버스에서 내리는데 갑자기 소나기가 내리더라고.”

황순원의 소설 소나기의 주인공이 복사골에도 있었다면? 동네 장난꾸러기 삼총사는 오래 전에 있었던 가슴 떨리는 이야기를 고백했다.

“예전에 복숭아밭을 크게 하던 집의 딸이 있었는데 굉장히 예뻤다고. 내가 군대 가기 전이니 21살 정도 되었을 때지. 하루는 친구들끼리 개울로 고기를 잡으러 갔어. 여름이라서 엄청 더웠지. 근데 갑자기 소나기가 내리더라고. 그래서 비를 피하고 있는데 한 시간에 한 대 다니는 버스가 정거장에 서더라고. 근데 거기서 여학생 한 명이 내리더라고. 바로 복숭아집 딸이었는데 막상 내렸는데 비가 엄청 오니까 어떻게 할 수가 없는 거야. 그러니까 결국 비를 피해서 다리 밑으로 들어왔더라고. 근데 거기에는 우리도 비를 피해서 있었는데 마주친 거지.”(민동훈·윤용보·신재칠, 오정초등학교 25회 동창, 1947년생)

그런데 뜻밖의 장소에서 마주친 그들은 크게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과수원집 딸의 옷이 비에 흠뻑 젖어서 속옷이 그대로 비쳤던 것이다. 그런데 그만 친구 두 명이 넘치는 혈기에 과수원집 딸의 몸을 만져버렸다. 주위에 있던 사람들은 그만 아연실색하고 말았다. 더욱이 놀란 과수원집 딸은 그 길로 도망가서 아버지에게 일의 자초지종을 모두 얘기해버린 것이다.

아버지는 딸의 이야기를 듣고 엄청나게 노하여 문제의 남학생들을 혼쭐을 내주고는 크게 망신시켰다고 한다. 지금은 웃고 넘길 수 있는 추억 속의 이야기가 되었지만, 당시에는 과수원집 딸도, 그 딸을 놀라게 만들었던 소년들도 가슴을 쓸어내릴 만한 일이었다. 이처럼 복사골에서 더불어 살았던 사람들은 매달린 복숭아만큼이나 많은 추억들을 간직하고 있었다. 특히 친구들과 함께 했던 기억들은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소중한 추억으로 아로새겨졌다.

[정보제공]

  • •  민동훈·윤용보·신재칠(오정초등학교 25회 동창, 1947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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