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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사유정」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1601934
한자 素砂有情
영어의미역 Humaneness of Sosa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유형 작품/문학 작품
지역 경기도 부천시 소사본동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구자룡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성격
작가 김영달
창작연도/발표연도 2004년연표보기

[정의]

2004년 김영달이 경기도 부천의 옛 명칭인 소사를 소재로 하여 지은 시.

[구성]

5연 22행으로 구성되어 있는 「소사유정」은 소사를 소재로 하여 옛날의 정취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노래하고 있다.

[내용]

뱀내장터 꺾이는 소새[素砂] 삼거리

세월이 머물던 주막

사그라진 오지굴뚝만큼이나 먼

이 빠진 탁주사발

사연 많던 목로청아

보리타작하던 한숨이

소장터 오가던 시름이

고향 잃은 시인의 서정이

뿌옇게 침전하던 해거름은 길었지

밤새 산새울음 촉촉이 쏟아지던

뱀내장터 가는 길목

그립던 하늘만이 높푸르다던

시인은 가고

주모는 가고

그날은 온통 땅 밑으로 매몰시켰다

이제는 황혼이 없는 삼거리에

유리컵에 밀려난 탁주사발처럼

잉여인생들이 엉겨서 어둠을 떠돈다

수심가 가락이 디스코로 울린다

떠돈다

떠서 돈다

뱀내장터 모르는 부천 인생아

[의의와 평가]

지금의 소사는 4차선 도로를 쌩쌩 달려가는 자동차들, 화려한 네온사인, 어두운 길을 비추는 가로등, 모두 세월이 머물 사이도 없이 빠르게 변해간다. 앞서가지 않으면 뒤처지는 것처럼 잠시라도 쉬게 되면 버려지기라도 하는 것처럼.

그러나 옛 소사, 소사 삼거리에는 세월이 머물던 주막이 있었다. 사그라진 오지굴뚝만큼이나 먼 이 빠진 탁주사발이 길 가던 나그네를 반기던 주막, 나그네는 쉬엄쉬엄 가다가도 또 주막에 걸터앉아 쉬엄쉬엄 목을 축인다. 길목의 그 주막에는 보리타작하던 한숨도 잠시 머물며 쉬어가고 소장터 오가던 시름도 앉아 한 잔 꺾고 고향 잃은 시인의 서정도 구슬프게 잠시 머물렀다.

모두가 머물며 멈춰 서던 소사삼거리, 밤새 산새울음 촉촉이 쏟아지던 뱀내장터 가는 길목이었는데, 길목에 아쉬운 듯 앉아있던 술내음 풍기던 주막이었는데, 시인도 가고 주모도 가고 높푸르던 하늘도 사라진 그날은 모든 것이 땅 밑으로 매몰되었다. 이제는 죽어서나 가볼 수 있는 곳이다.

지금의 소사 삼거리에는 황혼이 없다. 정겨운 탁주사발 대신 유리컵이 자리를 차지한 매끌매끌한 테이블 위에서는 잉여 인생들이 엉겨서 어둠을 떠돈다. 수심가 가락대신 디스코 울려 퍼진다. 여유로운 세월의 이야기가 아닌 시끄러운 개인사가 흘러 다닌다. 뱀내장터 모르는, 아니 뱀내장터 주막 알고도 감춰버린 부천 인생이 떠돈다 떠서 돈다. 지나간 세월이 머물던 주막에서 술 한 잔 걸친 것처럼 아 어지럽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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