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충청남도 보령시 오천면 외연도리에서 전승되는 전횡 장군에 관한 이야기.

[개설]

외연도(外煙島)는 상록수림과 동백꽃으로 유명한 섬이다. 이렇듯 외연도에 상록수림과 동백꽃이 만발할 수 있었던 연유를 중국의 전횡(田橫)[서기전 250~서기전 202, 진나라 말기의 인물로, 제나라의 왕 전광(田廣)의 숙부] 장군의 딸과 관련하여 전승하고 있어 전횡 장군뿐만 아니라 전횡 장군의 가족까지도 신성시하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채록/수집 상황]

「향나무와 동백꽃」은 1991년 보령군지편찬위원회에서 발행한 『보령군지』에 수록되어 있다.

[내용]

중국에서 쫓기는 전횡 장군에게는 두 딸이 있었다. 전횡 장군은 쫓기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두 딸을 데리고 도망가다가 둘 다 잃을 수 있다는 불안감에 큰딸은 중국의 샹저우[香洲]로 피란을 보내고, 둘째 딸은 데리고 도망가기로 결심하였다. 전횡 장군은 큰딸을 샹저우로 피란 보내며 뜰에 자라는 향나무와 동백꽃을 캐어 주면서 “네가 정착하는 곳에 이 향나무와 동백꽃을 심어라.”라고 말하고 큰딸을 마차에 태워 보냈다.

전횡 장군을 쫓는 군사들은 전횡 장군 일행을 추적하기 시작했고, 이를 피하여 전횡 장군은 배를 타고 넓은 바다로 나왔다. 그날따라 바람이 몹시 불었다. 배 위에서 군사 500명은 바람과 파도와도 싸워야 했는데, 이를 이겨내지 못하고 배가 전복되어 익사하는 군사가 자꾸 늘어났다. 전횡 장군이 탄 배도 마찬가지여서 작은딸 또한 배에서 떨어졌다. 떨어질 때 집에서 캐온 동백나무도 함께 떨어져 다행히도 물속에서 그 동백나무를 붙잡아 목숨을 구하였다. 하지만 배에서 점점 멀어져 전횡 장군과 헤어지게 되었다.

그들은 그렇게 사흘간 풍랑과 싸우다가 한 섬에 상륙하였다. 그 섬이 바로 외연도이다. 전횡 장군은 섬에 상륙하자마자 상록수를 심었으며, 신당을 짓고 풍랑에 죽은 사람들의 영혼을 달랬다. 나머지 사람들에게는 생업에 종사하도록 권유하였다.

큰딸은 샹저우의 한적한 골짜기에 정착하여 아버지의 말씀에 따라 향나무와 동백나무를 심었다. 작은딸 또한 어청도(於靑島)라는 섬에 상륙하여 목숨을 구할 수 있었던 동백나무를 해변에 심었다.

하루는 큰딸이 정착하자마자 심었던 동백나무의 동백꽃이 시들자 가족이 변을 당한 것 같은 불안한 마음이 들어 가족을 찾아 나서기로 결심하였다. 그녀는 수소문 끝에 가족이 배를 타고 동쪽으로 갔다는 소식을 듣고 배를 구해 바다로 향하였다. 그녀를 태운 배는 외연도 앞바다에서 풍랑을 만나 전복되어 그녀는 바다에 떨어지게 되었다. 다행히도 돛대를 붙잡을 수 있어서 목숨을 구하였고, 이틀 정도 표류하다가 어청도에 상륙하였다. 그렇게 그녀는 기적적으로 누이동생을 만나게 되었고, 큰딸은 동생과 함께 부모를 찾아 바다로 향하였다. 그녀들을 태운 배가 또 풍랑을 만나자 두 딸은 바다에 뛰어내려 나무토막을 붙잡고 가까운 섬을 향해 헤엄을 쳤다. 그 섬이 바로 외연도였다. 그렇게 그들은 가족을 만나게 되었다.

그들은 외연도에 살면서 아버지의 뜻에 따라 큰딸은 상록수를 키우는 데 정성을 쏟았으며, 작은딸은 동백꽃을 키우는 데 정성을 쏟았다. 그렇게 그들은 오늘과 같은 외연도를 만들어 나갔다.

[모티프 분석]

「향나무와 동백꽃」의 주요 모티프는 친부 탐색 모티프이다. 친부 탐색 모티프는 ‘결핍-결핍의 해소’ 구조를 지니며 친아버지를 찾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하지만 「향나무와 동백꽃」의 경우 결핍-결핍의 해소 구조를 지니나, 탐색의 동기가 일반적인 친부 탐색 모티프와 달리 나타난다. 즉, 일반적으로 친부 탐색 모티프는 주인공이 친아버지를 모르는 상황에서 친아버지를 찾기 위한 탐색이 이루어지지만, 「향나무와 동백꽃」은 전쟁이라는 위기에서 헤어졌던 아버지를 찾는 탐색이 이루어진다. 따라서 친부 탐색 모티프를 광의의 개념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